2009년 8월 22일 토요일

베라를 위한 변명 - 쓴 소리 못 참는 한국인

 

- 그러고보니 '베라'라면, 핑크플로이드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그녀 아닌가? ㅋ

 

 

[관련 글]


 

 

1. 불면증과 스트레스

밤늦게까지 일한 후 2차, 3차로 이어지는 (원치 않는) 술자리 때문에 서울의 수많은 밤거리에서는 '훌리건 난동'에 비유할 만한 상황들이 펼쳐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닌가. 이런 것들이 '순수한 절망'에 비롯한다는 관찰 역시 날카롭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러한 행동들이 그들 자신의 '절망'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터이다. 그저 자신은 가끔 '술자리'를 즐길 뿐이며, 이러한 '자리'들이 자의보단 타의에 의한 것임을 굳이 부연함으로써, 행여나 "술을 좋아한다"는 사실-알콜 의존을 의미하는-조차 애써 부인할 것이다.

 

 

2. 아름답지 않은 서울

말이야 바른 말이지. "오래된 건물은 서투르게 복원되었거나 이상하게 페인트칠 되어 있다." 이는 한국의 문화재를 찾을 때마다 드는 감상과 일치한다. 한국의 건축이 극단적인 실용주의를 벗어난 지 얼마나 됐나. 그나마 지자체들의 활동이라도 없었다면 아직도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흉물스러운 콘크리트를 덮어쓴 채 방치되고 있었을까.

베라의 지적처럼 한국에서 '영원성'이란, 그 의미가 심각하게 왜곡된 일부 성소(聖所)들을 제외하면, 더 이상 어떤 식으로든 고려되지 않는 낡은 가치가 된 것으로 보이곤 한다. 특히 건축이라는 영역에 있어서는 더더욱.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아파트가 붕괴 직전의 아파트보다 -'재건축'이라는 명분 덕에- 오히려 값싸게 거래되기도 하는 나라라니.

 

 

3. 잡지 부록

어떤 문화에 있어서 '불필요한, 무계획적인 소비'는 충분히 역겨워할 만한 그 무엇이 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타인의 '못생긴 얼굴'이나 '뚱뚱한 몸매'에 쉽게 드러내곤 하는 혐오감보다는 훨씬 건전한 것이다.

쇠락했지만 여전히 잔존하는 '근검절약'의 정신과, '럭셔리'란 말로 포장된 과시적 소비행태가 기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2009년 대한민국에,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새로운 문명의 개념은 아직도 부끄러울 만큼이나 낯설다. 배보다 배꼽이 큰 '부록'이라는 기묘한 마케팅 기법은 이러한 이유에서 어떤이에겐 어처구니 없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갈수록 심각해지는 멀쩡한 성인 여성들의 소녀 취향 역시-

때론 일종의 성장지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의 성인여성들이 자신의 '원숙미'보다 '백치미'나 '동안'에 집착하는 현상에는 남성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하기는 그래봐야 실리콘을 코에 넣느냐 가슴에 넣느냐 정도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4. 애국심

우리의 애국심은 유난스럽다. 그 유난스러움을 아예 자각하지 못하거나, 그에 대한 애정어린 지적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할 만큼이나.

어쩌면 이런 것 또한 좁은 곳에 오글오글 모여 가슴 가득 분노를 채운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은 거다.

 

 

베라의 책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면


 

 

댓글 4개:

  1. trackback from: '미수다' 베라, 출연여부 제작진 묵묵부답에 네티즌 분노!
    [티브이데일리=송승은 기자] 한국 폄훼 발언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미녀들의 수다'(미수다)의 독일인 베라 호흘라이터의 출연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베라는 독일에서 발간한 '서울의 잠못 이루는 밤'(Schlaflos in Seoul)을 통해 한국 지하철을 쥐에 비유하는가 하면 한국인의 의식문화에 대해 강도 높게 꼬집는 등 폄하 논조가 짙은 책 내용 일부분이 한 네티즌의 블로그에 개재돼 논란의 발단이 됐다.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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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우리가 모르는 우리들의 위대함!
    세계 등반과 탐험의 역사를 다시 쓴 한국의 산악인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 씨(왼쪽부터)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ameja?Redirect=Log&logNo=120013002487 저는 얼마전 어느 외국인이 썼다는 한국에 대한 책과 관련하여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참으로 우리 나라는 역동적이고 논리가 살아있으며, 따라서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우리들 속에는 몇 가지 결함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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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 납득이 가는 말이네요...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임은 확실...

    제 경우에는 저런 글도 분명 필요한 것 같아요...잡지부록이야기는 제대로 와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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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ibrovely - 2009/09/06 14:03
    ㅋ 하도 반응이 없어서 블로깅에도 시들해지는 요즘에 단비 같은 댓글이셨습니다. 답방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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