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8일 금요일
뉴스를 보다가 문득
2009년 9월 3일 목요일
이회창 총재의 부활?과 이슈 파이팅
"심대평 탈당"이라는 이슈가 생기자 덩달아 '자유선진당'과 '이회창'이 웹에서 유력 키워드로 떠올랐다. 자유선진당이 원내교섭단체 요건을 유지하려면 골치는 좀 아플지 모르지만 일단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던 그들이 하마평에 오른 것 자체가 이번 소동의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그들의 발언이 메이저 포탈 메인 기사로 다뤄진 게 대체 얼마만인가.
정보 홍수의 시대에 '무플'이란 '악플' 만도 못하다. 불구경보다 재미있는 것이 싸움구경이라는데, 코딱지 만한 조직이 오순도순 너무 잘 지내봐야 일반 유권자에겐 그야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다...
소위 '친노신당' 창당에 부쳐 '민주개혁세력'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너무 높다 보니 정말로 적전분열처럼 보일 지경이지만, 대안이 보이질 않는다.
막말로, 실체가 모호한 '민주개혁세력' 혹은 '진보진영'에 속해 있다고 여겨지는 모든 이가 줄지어 민주당에 입당이라도 한다해도, 기존 민주당내 세력이 공천권을 '절반쯤 뚝 잘라' 내놓지 않는 이상 그 '단결'이란 것도 허구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대로 "각개약진 후 합종연횡" 하는 수밖에 없다. 약진 중에 터져나오는 소음을 통해 끊임없이 유권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슈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앞으론 "영남패권주의" 운운이나 "민주당 한계론" 따위가 아닌 진짜 정책 논쟁을 '우리' 사이에서 보고 싶다.
2009년 7월 11일 토요일
차기 대선 후보.
1.
2012년 유시민 지지 확정. 승부는 경선에서 난다.
2017년(또는 개헌 여부 따라 2016년) 안희정 또는 안철수.
- 변수는 1) 안희정의 대중인지도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 2) 안철수의 행정경험(+성과)가 얼마나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인가.
- 안희정은 잘 생긴 젊은 정치인. 논변 좋고 철학 좋고. 충청 출신이라 지역감정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게 강점인 동시에 약점. 인지도가 낮아 지지층이 얇다. "무능하고 말 많은 386"이라는 프로퍼갠더에 함몰될 위험 있다. 차기 유시민이 집권하면 곧바로 입각해 행정 실무를 맡아 경험을 쌓으면 된다.
- 안철수는 살아 있는 성자+유능한 CEO. 정계에 진출만 한다면 테크니션 출신 중에선 유례없는 대중적 지지도 획득 가능. IT시대에 적절한 리더십. 약점은 정치판이라는 곳이 발만 디뎠다 하면 똥물 뒤집어 씌우는 게 일상다반사라 작은 흠결만으로도 치명타 맞을 수도.
2.
딴나라당 대선은 보나마나.
박근혜 대세론으로 가다가 여의치 않으면 홍준표나 오세훈, 김문수로 바람을 일으키려 할 것.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 지지해볼 만한 자는 없음.
2002년 이후 미국 대선이든 우리나라 대선이든 승부는 경선에서 갈렸음. 경선 때 전국적 이벤트 못만들면 대선은 하나마나. 이벤트가 되려면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데 정동영은 현재 정치 지형-지역구도 상 비빌 언덕이 없음.(그러게 참여정부 때 잘 좀 하지... 쯧) 80년 광주를 생각하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지만 당분간 호남엔 인물이 없음.
혁명없이 개혁다운 개혁 해볼 만한 인물 로드맵은 대략 이러함. 10여년 이후의 정치 지도자 깜은 나보다 어린 세대들이 골라줄 것임.
3.
한국 대통령 및 정치인 평균연령, 짜증나게 높음. 박정희 처음 집권할 때 46세였음. 정치인이 늙으면 나라에 활력이 사라짐. 50세 대통령+3~40대 비서진. 40~50대 장관. 이렇게 가는 게 적당함.
60대 이상은 은퇴해서 골프나 치고 낚시나 다니시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될 것임. 실버산업 육성하고 얼마나 좋아.
현재 대한민국의 정체는 구조적으로 말하자면 늙은이들이 은퇴를 두려워하고 386은 안주해버리는 바람에 청년층이 기회를 못 얻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음.
4.
따라서 친노그룹은 친노신당 창당으로 가는 게 옳은 길. 분열이다 뭐다 하지만 분열 없이 지지층 확대는 없음. 진보는 분열로 망하는 게 아니라 주적개념이 모호해서 망하는 게 맞음.
관심을 못받으면 팔리지 않고, 정치에 있어 안 팔린다 함은 지지층의 소멸을 뜻함. 빠돌이를 만들 만한 변별성이 없으면 지지층은 발생하지도 않음.
따라서 관심을 받으려면 싸워야 함. 싸우려면 포지션이 서로 달라야 함. 호남의 구 민주당 지지층과 유시민류의 친노-영남개혁파(?)는 충분히 포지션을 차별화 할 수 있음. 이는 분열이 아니라 지지층의 확대를 위해 필요한 일.
민주당 간판 걸고 영남을 쪼개는 건 절대 불가능. 이건 상식. 지역감정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님.
반한나라당 세력으로써도 친노그룹이 영남을 쪼개며 독자세력화 한 후,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이벤트를 벌이는 게 적절한 선택임. 말하자면 소연정.
다소 급진적인 순혈 진보주의자들은 이 과정에서 그나마 가까운 친노그룹과 협력하는 쪽이 지지층 확대에 효율적임을 깨달아야 함. 그러나 그럴 리는 없을 듯. 몇몇의 하는 꼴을 보아하니 노통의 서러운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이 없는 듯함...
2009년 7월 3일 금요일
DJ 오래오래 사시라.
1.
혹시 민주당은 DJ의 서거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민주당이 소위 '범진보진영'의 지지를 '한 큐'에 거두어들일 수 있는 이슈는 이것 말곤 없어 보인다.
한국의 비좁은 정치 공간 안에서는 이미 더 커질 공간이 없는 거인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DJ는,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발언을 어떻게 한들 어떠한 정치적 임팩트도 이끌어낼 수가 없다. 바다에 한 컵의 물을 더한들 묽어질 리 없고, 한 사발의 소금을 더한들 더 짜질 리 없는 까닭이다.
2.
노짱이 즐겨봤다는 미드 <The West Wing>.
미드 <웨스트윙>을 보면, 치매'끼'와 노환에 시달려 오늘내일 하면서도 절대 사임은 하지 않는 어느 대법관의 에피소드가 있다.
미국의 대법관은 종신직이기 때문에 한번 임명되고 나면, 죽거나 탄핵되거나 혹은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 한 절대로 교체되지 않는다. 그 임명의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으나, 반드시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미드 <웨스트윙>의 정치 지형은 녹록지 않다.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이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대통령은 새로운 대법관을 확실한 진보성향의 판사로 임명하고 싶다. 게다가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결국 대통령은 늙어 죽어가는 대법관에게 사임을 종용하게 된다. 자신의 임기 중에 대법관을 임명해야 진보 성향의 판사로 그 자리를 메꿀 수 있다고 본 까닭이다.
그런데 대법관은 20여년 전 카터 시절 임명된 진보적인 판사이다. 그는 자신의 죽을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임하지 않고 끝내 버팀으로써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이러한 미스테리는 에피소드 말미에 가서야 해소되는데, 자신이 사임해봤자 대통령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인물을 그 자리에 채워넣을 수밖에 없음을, 즉 공화당이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허술한 인물을 새로운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음을, 이 현명한 늙은이는 이미 통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의회를 장악하지 못한 힘없는 대통령은 저 혼자서 아무리 좋은 인물을 세우고 싶어도, 그런 인물은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에서 결코 인준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늙은 대법관은 다시 무너져가는 몸을 이끌고 법원으로 돌아간다.
3.
나는 DJ로부터 이 늙고 지쳤지만 꼬장꼬장한 대법관의 고독을 본다. 그의 집권 중 한때는 "그의 주변에 '인(人)의 장막'이 둘러쳐 있다"는 소문이 떠돌곤 했다. 조중동의 쑤석임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의심하면서도, 어쨌거나 그의 추종자를 자칭하던 이들조차 그에게 등을 보였다. 집권 말기 아들 비리가 터지자 등돌려버린 이들이, 지금은 그의 후계자를 참칭하며 현재 민주당의 주류가 되어 있는 것이다. 호남 민심은 아직도 DJ의 발언에 민감한데, 정작 DJ가 그토록 애착하던 민주당에 속한 의원 나리들은 진작 DJ의 그늘로부터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노짱의 영결실에서 오열하는 김대중
나는 이러한 점, 즉 'DJ의 노환'이 어쩌면 세칭 '친노그룹'으로 하여금 신당 창당의 노선을 망설이게 하는 몇몇 이유 가운데 큼직한 하나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나라의 자랑인 어르신의 서거를 가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아프고 또 망측한 소리지만, 그럼에도 예측은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나이 83세, 그의 건강은 신문 헤드라인에 언제 부고가 떠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 아닌가...
가장 바람직한 건 그가 앞으로도 10여년은 더 정정하게 생존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호남의 민심과 '친노그룹' 사이의 유대를 더 확실하게 복원해주고 떠나기를, 나는 희망한다.
MB의 임기 중 그가 세상을 떠나버리면 엉뚱하게도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시대정신은 방향성을 상실할 것이며, 나아가 엉뚱하게도 친노그룹이 정치적으로 위축되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친노의 궤멸은 영남을 그대로 딴나라에 헌납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어떻게든 영남을 포섭하지 못한 채 차기 대선을 치르게 되면 필패할 것이란 예측에 그리 대단한 통찰은 필요치 않다.
※ 이 포스팅을 올린 바로 다음날(7.3) DJ는 "노무현 당신, 죽어서도 죽지 말라"(오마이뉴스)라는 기사를 통해 지난 영결식 때 하지 못한 추도문을 공개했다. 이는 딴지의 김어준이 평한 것처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과 상처를 일거에 치유하고 다시 하나로 정서적 통합시킨, 절대 순간"의 연장선 위에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