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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1일 목요일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촛불집회로 시민의 의사를 알릴만큼 알렸으며, 결과는 촛불집회에 대한 면역력과 물리적인 억제능력만 키워줬다.

 

앞으로 집회와 가투에서는 대학생과 청년백수 100만이 주력이 되어야 한다. 더이상 '촛불소녀'들 등 뒤에 숨어 있을 면목도 없고, 투쟁의 세대 386은 왕년에 할 만치 했다. 더욱이 이들은 유사시 나라살림을 유지해야할 책임이 있다. 먹여살릴 처자식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앞장 서야 하고 앞장 설 수 있는 것은 아직 잃을 거라곤 '미래'밖에 없는 학생과 88만원 세대 백수들 뿐이다.

 

대학생 및 백수 제위께 고한다. 당신들 이대로 졸업하면 '88만원 세대'말곤 미래가 없다. 갓 졸업한 선배들 보면 모르는가? '지나간 좋았던 시절'에야 대학교만 들어가면 학창시절을 내내 탱자탱자 보내던 짱돌 쥐고 보내던 최소한 밥벌이는 했다. 허나 지금도 그러한가? MB 따라 운하 삽질하러 가던가 88만원짜리 비정규직 되는 길 뿐이다. 도대체 누가 나서서 나라를 바꿔주리라 기다리고 있는가?

촛불시위 귀칞다. 그냥 혁명하자.

종일 광장에 앉아 있다 추워서 그냥 들어왔다. 으슬으슬하다.

우리나라 시민 정말 문화적이다. 세계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울 만하다.

그런데 시발, 그 뿐이다.

 

나도 평화 참 좋아한다. 비폭력 운동? 내 정치성향은 간디 바로 옆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정말 이건 아니다.

 

먼저 집회 준비에 여러모로 수고 많으셨던 것으로 보이는 노조 여러분들. 정말 애 많이 쓰셨다.

그런데 집회의 아젠다가 너무 분산된다. 군중을 움직이려면 선언문은 세 줄이면 된다.

비극적 사례로 이것저것을 들먹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대체 우리가 MB정부에게 원하는 게 뭔가?

민주주의를 살려내라고?

아, 뒈진 걸 어떻게 살려. 이미 뒈졌으면 어떻게 살리냐고.

 

지금 우리는 '살인의 현장'을 보고 있는 거다.

지금 어느 강도 새.끼가 선량한 시민을 칼로 찌르고 금품을 강탈하려고 하는데,

그 살인자에게 죽빵을 날리고 현행범으로 체포할 것인가, 아니면 피해자가 칼 맞아 뒈진 다음 강도가 유유히 사라지면 경찰에 신고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거다.

 

도대체 원하는 게 뭔가?

 

 

나는 구체적으로, "MB의 즉각적인 하야와 국회의 해산" 및 "임시국회를 대신할 가칭 '국가비상사태대책 국민회의'의 결성"을 요구한다. 여기서 사법부, 조중동, 니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라. 일 좀 수습되고 나면 새로운 국회와 새로운 소비주권으로 박살을 내줄 테니.

비상국민회의의 주관으로 먼저 대선을 치르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개헌을 국민투표에 붙여 완전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 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것이다.

 

그래. 바로 혁명이다. 이 땅에서 단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았던, 백성에 의한 혁명. '시민 혁명'!

 

요즘 세상에 무슨 혁명질이냐고 코웃음 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나라 역사든 돌이켜 보라. 혁명 없이 수립된 민주 정부가 있었는가? 요즘 세상?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경제가 불안하다고? 그럼 MB한테 3년 고대로 맡겨두면 좋아질 것 같나? 간단히 말해 가능한 한 이른 시간 내에 MB와 그의 무리들이 경제에서 손 떼도록 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에 이로운 거다. 이거 동의 못하면 촛불이 개뻘짓이란 얘기가 옳은 거고.

 

북한 땜시 안보가 불안하다고? 미국이 어젠가 그젠가 불가침 선언에 준하는 외교 제스쳐를 북한에 날렸다. 미국이 핵문제로 북 먼저 안 때리면 북이 남 도발할 이유가 없다. 남한에 혁명이 일어나건 말건 개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단 소리다. 최소한의 위협은 혁명이 나거나 말거나 국방에 충실할 국군이 알아서 막아준다. 나도 그러려고 군대 다녀왔고.

 

행정 공백? 지난 노통 영결식 기간 동안 실감 못했는가? 사실상 대한민국이 그 일주일동안 올스톱! 했다. 심지어 북핵조차 쌩깠다. 그래도 별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갑갑하도록 둔해서 그렇지 우리나라의 관료주의란 거,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혁명쯤 일어난다고 바로 휘청대지 않는다.

타겟-MB, 이 십새!-이 명확하니 공무원은 맡은 바 일상에만 충실하면 된다. 넉넉잡아 일주일이면 끝난다.

 

지금 모든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줄줄이 시국선언을 한다. 이 인간들 정작 필요할 땐 뭐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당장 믿을 수 있는 것도 이 인간들 뿐이다. 이 인간들마저 나서면 정부는 끝장난 거다. 4.19 때도 그랬고 6.10 때도 그랬다. 이들은 각 시민단체와 국회 대표단과 함께 비상대책 국민회의를 결성해 국회 권한을 대행할 능력이 있다. 이들은 정식으로 제7공화국의 국회, 즉 진정한 국민의 대표를 선출할 총선이 실시될 때까지 국회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고, 제7공화국 헌법을 준비할 대통령 선거를 주관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필요한 것은 시민이 몽둥이를 들고 일어나는 것 뿐이다.

구체적인 행동은 청와대에 들어가 MB를 체포해 인천공항으로 압송해 강제 출국시키는 거다.

이 가운데 어중간한 '타협'의 지점은 보이지 않는다.

2009년 5월 26일 화요일

슬픔과 노여움

노통이 가셨습니다.

 

그를 겁박해 사법살해한 소위 '기득권'의 대척점에 서야 할 자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궁금해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당게를 둘러보았지요. 민주당과 친노계 인사들 관련 정보는 어지간한 인터넷 뉴스들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이대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는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인데, 벌써부터 계산기 두드리는 모습에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보아하니 만에 하나, 기득권을 일소할 기회, 예컨대 그들이 그리고 제가 바라는대로 시민 혁명이라도 일어나 MB가 하야하고 대선을 다시 치르는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최후의 승자는 '저들'이 될 것 같군요. 노통을 겁박해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 3대 권력인 입법, 행정, 사법부에 재계, 교육계, 그리고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메인스트림에게... 죽 쒀서 개주는 꼴이랄까요.

 

6.10항쟁으로 직선제를 쟁취했던 88년, 김대중과 김영삼이 끝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자,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 즉 대권은 결국 12.12쿠데타 이후 군부독재의 또다른 주역-노태우에게 돌아갔습니다. 역대 사상 최저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말이죠.

이후 김영삼이 백기를 들고 민정당과 공화당, 즉 당시 주류 권력이었던 군부에 투항한 것을 끝으로 김대중의 호남-민주화 세력과, 김영삼의 영남-민주화 세력은 서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습니다. 바로 이때 노무현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군부에 투항한 YS를 버리고 DJ 편에 섰지요.

 

정치보복에 의한 전 대통령의 자진은, 시민혁명의 불씨가 되고도 남을 대사건입니다.

이승만을 하야시킨 4.19혁명은 상당부분 당시 대선후보 조병옥의 죽음(암살설이 없지 않았다)에 의해 촉발되었고, 박정희를 비명에 보낸 10.26사건은 김영삼을 국회에서 제명(정치적 탄압)한 것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에서 비롯하였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분신 자살은 오늘날 노동자 권익 운동의 모체가 되었으며, 이한열과 박종철의 죽음으로 저 87년의 6월항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토록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의 과실은 과연 지금 누가 즐기고 있습니까?

(좌빨의 선동이니 하는 개소리는 사양하겠다. 이 모든 사건들의 중심에 있던 사람 가운데 일부 변절자들은 '메인스트림'을 위해 개처럼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일일이 거명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현직 대통령 모씨가 한때 어떤 경력으로 국민을 기만하였는가 다시 살펴보라.)

 

일단 29일 영결식까지는 조용히 슬퍼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후, 노무현의 죽음을 계기로 일어날 국민의 노여움은 과연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