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9일 화요일

읽은척 매뉴얼을 읽고 <상실의 시대> _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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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딴지일보 읽은척 매뉴얼 시리즈. <상실의 시대>_무라카미 하루키, 너부리.


아 그렇지. 정말 명작이었다. 대체 몇 번을 읽었는지. ㅎㅎ
이 책은 또한 '쿨함'이라는 트렌드의 효시이기도 했다.

싸구려 왜색 문화의 첨병 같은 것일 거라고, 읽지도 않은 주제에 냉소적으로만 생각했던 책. 스무살 무렵, 당시 여친이 권해주는 바람에 마지못해 읽고나서도 충격은 받았을지언정 받아들일 수는 없었지. 그런데 막상 그 여친과 헤어지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그게 아닌 거라...

결국 그때껏 못벗어났던 이문열을 제쳐놓고(물론 이때까지도 벗어났다고 말하긴 어려웠지만) 하루키에 빠져들었더랬다. <1973년의 핀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댄스 댄스 댄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양을 쫓는 모험>, 기타 여러 단편들까지... 아직도 그는 여러 다른 작가들과 함께 나의 문학적 영웅으로 남아 있다.

얼마 전 하루키가 옴 진리교 사건을 취재해서 썼다는 <언더그라운드>를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예스24에 주문을 하려 했으나 품절이었다. 시밤. /엉엉
짬내서 도서관 가서 찾아보고 헌책방도 뒤져봐야겠다.

2009년 5월 18일 월요일

로하스의 시대가 온다.

로하스족(LOHAS)

 

건강, 환경, 사회정의, 자기발전과 지속가능한 삶에 가치를 두는 소비집단  

로하스(LOHAS)는? :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칭. 

특징 : 재활용품, 유기농 농산물, 환경친화적 여행상품 등을 소비하며 생활함

관련정보 : 로하스족으로 사는 10가지 방법, 웰빙족 

2000년에 미국의 ‘내츄럴 마케팅 연구소’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로 건강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 또는 이를 실천하려는 사람을 말한다.

개인의 정신적∙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친환경적인 소비 형태를 보이며, 자신의 건강 외에도 후대에게 물려줄 미래의 소비기반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장바구니 사용, 천으로 만든 기저귀나 생리대 사용,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프린터의 카트리지 재활용 등이 있다.

로하스의 개념은 환경과 미래에도 지속이 가능한 발전을 고려하는 '사회적 웰빙'이라는 점에서 개인을 중심으로 잘 먹고 잘 살기를 추구하는 웰빙과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집 안의 벽지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은 웰빙이다. 

그러나 벽지의 원료가 재생이 가능한 것인지, 폐기할 때 환경 파괴 성분이 나오지 않는지 등을 따지는 것은 로하스이다.

또한 로하스는 개인 중심적이라는 점에서 사회참여운동의 일환인 친환경주의와도 차이가 있다.

 



이들이 바로 차세대 마케팅 전략이 겨냥해야할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다. 아니, '새롭다'는 것은 부정확하다. 이미 대세이다. 이 포스트를 읽는 당신도 내 글에 공감하거나 말거나 이미 로하스족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상업적 폭발력은 한국에선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중에는 불어닥칠 것이므로, 지금이야말로 '1년 내 시판이 가능한 로하스 관련 상품'들을 기획하기엔 가장 적기, 혹은 마지막 찬스일 것이다. 아마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은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일 것이라고 본다.

이제 한국에서도 점차 정착되어가는 장바구니 사용과 같은 소비 행태는 환경보호와 관련한 법률들에 의해 강요된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강요의 합리성이 대중에 설득되면서 일반 윤리로 정착하였다. 다시 말해 대중에 의해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현대의 대중은 젊은날의 꿈을 잃었다. 안정된 미래에 대한 낙관도 가질 수 없다. 자본주의적 경쟁에 지쳐버린 것이다. '야망'이라든지, '꿈', '장래희망'을 작게(현실적으로) 설정하고, 적당한 성취를 이루면 그 자리에 안주해버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도 이만큼 사는 게 어디야?'라는 심리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 가운데 하나인 도덕적 열망에 의해 그들의 '적당한' 안주(安住)는 또다시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온다. '이렇게 살다 죽으면 그걸로 끝인 걸까?'라는 반성이 자기 안에서 끊임 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이는 근대 이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인간을 따라다닌 실존적 질문이기도 하다.

여기서 '로하스'족의 개념은 대중에게 도덕적 정당성을 효과적으로 제공한다. 내가 크게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지금 이 자리에서, 작은 노력만으로,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를 일부러 부정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은 인간의 바람직한 본성에도 부합한다. 희생이라 하기도 거시기한 작은 노력과 실천만으로도 큰 도덕적 만족감을 주는 데 굳이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이를 확대해석해보면, '로하스족' 개념의 유행은 '홍익인간'의 재림에도 비유할 수 있다. 우리의 386세대. 이 나의 자랑스러운 선배들은 피 흘려 이 만큼의 민주화를 이뤄주었지만, 스스로 그렇게 얻은 자유는 누릴 줄 몰랐던, 가엾은 세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들이 세대론적으로는 현재 대중 가운데 가장 구매력, 즉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집단이다.

이들 정통 홍익인간의 후예들이 품었던 '왕년'의 꿈은 정말 아름다웠다. '민족 통일'이라든지 '노동자 해방'과 같은 것들이다. 어느쪽을 선행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서로 다투느라 결국 적전분열해버리고 말았지만, 어느쪽이든 우리가 포기할 수는 없는 가치라는 점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386세대는 자신들이 이뤄낸 것들의 가치를 그 윗 세대, 즉 '기성세대'에 의해 폄훼되고 부정당하다가 결국 그 부정과 폄훼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말았고, 이러한 타협에 대한 죄책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로하스족'이 되는 것은 이런 좌절감과 죄의식을 다소나마 효과적으로 치유해줄 수 있는 논리가 된다.


그런데 이 '작은 실천과 참여'라는 웹2.0적 방법론과 386세대의 도덕적 갈증이 일으킬 수 있는 폭발력은 한국의 자본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위협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소위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시장권력'이 그런 이유로 해서 '그린 뉴딜'과 '사회투자국가론'과 같은 '위험한' 개념들이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혹은 피상적으로 이해되는 데 그치도록 하는 여러 정치적 활동들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한국의 시장권력에게 있어 '그린'은 아직 충분히 독점하지 못한 시장인데 '그린 열풍'이 난데없이 그들의 준비보다 먼저 불기 시작하면, 그들이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결과, 즉 과거 노무현의 당선과 같은 파괴적인 결과를 부르고 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지난 5년간 각고의 견제 끝에 '참여 정부'가 '국민의 정부' 수준의 개혁에 멈추게 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는 그들에게 있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의 세월이었을 것임은 분명하다. 여기서 나는 그들이 요즘 그토록 노무현 죽이기에 열중하는 이유를 짐작한다. '노무현'은 노무현 본인이 원하든 말든, 정작 386들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건 말건 상관 없이 '386적인 가치'의 정치적 아이콘이다. 노무현을 죽이면, 386도 죽는다.
 

누가 뭐래든 현재 대한민국의 시장권력은 국민의 헌법적 주권 위에 서 있다. 신자유주의 방법론에 의해 소비자 주권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에게 적당히 분산되어 있는 것처럼 위장되어 있으나, 실은 소비자의 대의 기구를 참칭한 기업들에게 독점되어 있는 것이다. 이 빼앗긴 주권을 국민, 아니 '시민'이 되찾으려 하는 패러다임시프트의 전조(前兆) 가 바로 '로하스족' 열풍이 될 것으로 나는 예측한다. 
 

 
※ 써놓고 보니 완전히 점쟁이 같은 소리다. ㅡ,.ㅡ 1~2년 뒤 두고 보면 알겠지 뭐. 그때 가서 잘 맞췄다면 복채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겠지. 젠장.

만화속세상 웹툰 <이끼>에 대한 작은 리뷰

1.
결국 참지 못하고 <이끼>(_윤태호)를 봐버렸다. ㅡ,.ㅡ;

안목이 글빨만 못한 어느 리뷰에 실망하고서 작품을 보기 시작했는데
64화에서 아주 좋은 댓글을 발견했다.

이보다 더 잘 정리된 <이끼> 스토리는 아직 못 보았다. 복잡한 머리속을 정리해주신 거울과장갑님에게 감사드린다. 댓글 중 하나로 묻히는 게 아까워 교정과 윤문을 살짝 더하여 게시판으로 옮긴다.

 

2.

이제까지 내용 정리해봅니다_거울과장갑

 

그린벨트 제도가 시행되면서 무허가 기도원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 기도원장은, 천형사의 '권력'과 기독교의 '신앙'을 이용해 기도원 사람들의 헌금을 갈취합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자신이 범한 살인들에 대한 죄를 씻고 싶었던 류목형은 경기도에 가족을 두고 이곳 기도원에 찾아옵니다.


자신의 구원을 얻고 기도원 사람들의 구원을 인도하고자, 기도원장의 악행에 대항하여 주민들의 헌금으로 스스로를(서로가 서로를) 구원하게 하려 합니다. 그가 기도원 사람들로 하여금 그린벨트로 넘어갈 해당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땅을 사고 집을 살 수 있게끔 돈을 모으던 중,그가 위협적인 존재임을 알아챈 기도원장과 천형사는 그를 무고해 감옥에 잡아 넣습니다.

 

그 사이 권력에 얻어맞고 신앙에 미혹당한 주민들은 다시 천형사와 기도원장에게 순응하게 되고(구원을 포기), 이에 류목형은 심판을 계획합니다. "왜, 내도 그 심판 목록에 들어가 있나?"라는 천형사의 말에 "두려움이 당신을 구할 것이오"라는 말로 답한 것은, 이미 천형사가 류목형 자신에게 기울었음을 파악한 것이겠지요. 영지의 일을 부탁한 것도 천형사를 일종의 시험에 들게한 것입니다.


결국 영지의 일을 수행함으로써 자신이 류목형에게 교화되었음을 입증한 천형사는 류목형의 퇴소일에 '받고 싶은 선물'을 물어보는데, 이미 심판을 계획한 류목형은 경기도에 살고 있는 자신의 부인을 데려오게끔 합니다.

이는 나중에 살게 되는 그곳, 즉 현재 류해국의 상황이 펼쳐지는 그곳 외의 다른 세상과 가족으로부터 자신을 단절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이 단절이 류해국의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기도원으로 돌아온 류목형은 기도원장은 물론 주민들이 구원을 포기하고 다시 예전의 타락한 삶을 사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날 저녁, 류목형은 심판을 내립니다.


댓글 중에 류씨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분이 계신데, 출소를 하기 전 육개장을 비우는 류목형의 눈빛은 이미 심판을 결심한 그것입니다. 자신의 마지막 악행을 계획한 거죠. 어쨌든 그후 '심판의 현장'을 부인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의 악마적인 내면을 표출해 부인을 확실히 단절시킵니다.

 

월남전과 기도원에서 악행을 저지른 류목형,

형사 시절 권력을 토대로 탐욕을 채우던 천형사(이장),

그 외에 여러 곳에서 다종다양한 악업을 쌓아오던 사람들...

 

이 사람들이 모여 또 다시 스스로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마을을 이뤄 살아갑니다.
류목형과 그들 사이에 '모종의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요.
마을의 시작과 끝, 천형사(이장)
그 시작과 끝을 있게 한('알파와 오메가', God의 은유) 류목형...


심판 후 마을 구성까지의 내용은 약간의 비약이 있는 듯도 한데...
앞으로 연재될 내용을 살펴봐야 할 듯하네요...
특히 류목형의 집에 숨겨진 그것... 류해국이 알아챌까 이장이 두려워하는 그것이 무엇일지...

예측은 해보지만 확신할 수 없네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

 

 

 

3.
중요한 점은 <이끼>가 위 스토리라인처럼 전개된 작품이라면 절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을 것이란 점이다. 아마도 매니아들에게나 전설로 남을 작품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 덕후라든지 사회 덕후 같은 매니아들. 진짜를 알아보는 눈은 있지만 별로 돈이 되진 않는다.

<이끼>의 능란한 스릴러식 연출은 '좋은 스토리'를 성공적으로 살려낸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했듯 문체가 중요하지 주제는 그 다음이란 거다. 게다가 그것을 가능케 하는 환상적이고 치밀한 작화. 연출과 스토리가 워낙 출중하니 결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없는 그림조차 사람들이 지켜보게 만든다.
(그러고보니 '나도만화가'에서 스토리가 그림의 투박함을 덮어버릴 만큼 멋졌던 작품 중에 <노병가>라는 작품이 있었다. 기대를 많이 했더랬는데 어딘가로 사라진 걸 보면 어디선가 낚아 데려간 모양이다.)

 

어쨌거나 '완벽함'에 가까운 작품을 만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4.
"지나치게 정치화하는 댓글에 반대합니다."
64화에 달린 '힘냅시다'라는 분의 댓글이다. 추천을 구걸해 '거울과장갑'님의 댓글을 밀어내고 베플 자리를 차지했다. 어리석은 소리다. 정치적인 작품에 어찌 정치적인 댓글을 달지 말란 말인가. '힘냅시다'님의 선의는 이해하나 충분히 현명하진 못했다. 이런 댓글에 추천이 170여회가 넘게 붙으니 심통이 좀 났다.

 

 

5.
<이끼>를 보다보면 간이 떨려 죽을 것 같다.
"남을 진흙탕으로 밀어넣는 사람은, 진흙탕 밖에 서 있는 사람이죠."라니...!
전편에 걸쳐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던져지는 잠언적인 대사들. 너무 멋져서 오줌 지릴 지경이다.

성경을 두고도 "글은 두고 가자"ㄴ다. 붉은 책발(책의 아랫 부분)을 그린 것만으로 그것이 성경책임을 드러내는 것이 작화적 연출이라면, 성경을 그저 '글'에 비유하는 것은 기가 막힌 문학적 은유다. 작가는 최소한 영적靈的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 심하면 도킨스주의자다. (그저 '신을 믿지 않는 것'과 불가지론, 적극적 무신론은 분명히 다르다.)

 

 

6.
내가 이 작품을 사랑하는 까닭은 작가가 모든 등장인물들의 선의善意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지옥에 이르는 길이 선의로 포장되어 있음을 안다. 아니 뒤틀린 선의야말로 지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작품은 모두의 선의가 어떻게 서로를 타락시키며 지옥으로 이끌어가는지를 냉혹하게 그리고 있다. 결말이 너무 절망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유는 천형사의 모습이야말로 우리의 현재 모습과 가장 닮아 있기 때문이다.

 

 (2009-05-05)

5월 첫주 다음 만화속세상 웹툰 감상


노동절 좋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12월_송래현/강지영

 

정주행 시작.

초반 5화까지 느릿느릿한 진행에 살짝 정신줄 놨다가 여주인공의 정체가 '재학 중 등단한 천재소녀'임이 밝혀져 화들짝. 설마 송, 강작가 커플은 아니시겠지. -_-;

'우리는 열심히 하는데 잔인한 세상이 우릴 괴롭혀요.'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여주인공의 이모와 어머니, 그리고 부장님(?)에게도 적당한 사연이 준비되어 있는 거라면 좋겠다.(설사 스토리 전개상 작품 중에 그려지진 못하더라도)

영화의 멋진 씬처럼 느껴지는 연출들이 가끔 돋보인다. 결말까지 초반의 상큼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 환상스케치_마진

1.
<환상 스케치>라니?! 정말 좋아하지 않는 센스의 제목이다.

유행이 지나도 한참 전에 지났다. 거의 나와 맞먹을 만큼이나 후지다. 지금 와서 제목 바꾸기도 뭣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제목 때문에 이 작품을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2.
복장의 일본색 논쟁은 '왜색에 대한 민감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요즘 세대는 일본 만화를 많이 보다보니 '일본색'에 익숙하다. 여기다 '한국색'이 어떤 건지까지도 아는 독자 일부에게는 그 왜색이 눈에 거슬려버린다.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그저 '예쁜 옷'이거나, 잘해야 '동아시아풍의 예쁜 옷'으로 보일 뿐이다. '만화에서 뭘 입은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중요한 건 XXX이지'라고 생각할 이들도 많다.
대사도 마찬가지다. 내 주변의 친구들과, 그동안 본 영화, 읽은 책들, 등을 통해 '경상도 사투리'는 내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언어다. <환상스케치>는 내게 대체로 '리얼한 대사'들 속에서 가끔 튀어보이는 '문어체 대사'들이 눈에 조금 거슬리는 정도다.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살짝 유감스럽긴 해도, 작가가 사투리를 끌어다 쓴 용기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제법 잘나가는 디자이너였'던' 친구가 있다. 지금은 디자이너의 말빨이 클라이언트에게 도저히 안먹히는 현실을 개탄하며 디자인 때려치우고 순전히 말빨 쎄우려 경제학 공부중이다. 이 친구는 미국 만화 일본 만화 모두에 정통한, 제대로 덕후다. 내가 '웹툰의 문학, 철학적 요소'에 집중하는 덕후라면, 이 친구는 '그림' 자체에 대해서도 나보다 훨씬 깊게 감상할 줄을 안다. 이 친구는 한국 웹툰에 대해 대체로 평가가 박하다. 나는 그 까닭을 전 세계에 넘치는 천재들의 작품들을 다 찾아 감상하기에도 시간이 벅찬 녀석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투자한 만큼만 그 대상에 대해 알 수 있다.

 

3.
요즘 고딩들이 주로 뭐하고 놀면서 그 시절을 보내고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니들 주로 뭐하고 노니?) 벌써부터 늙은 척하고 싶진 않지만, 내겐 이미 10년이 훨씬 넘은 과거의 일이다. 시대의 변화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현대의 10년은 근대의 10년과도 의미가 많이 다른 것 같다.

<환상스케치>의 '고딩'들은 내 기억 속의 '고등학생'들이 아니다. 쿨하고 당당하게 자기 꿈을 추구하는 이런 주인공은 오히려 '일본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좌충우돌 '강백호', 자신의 장점인 리바운드를 극대화할 뿐 단점(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을 극복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는 캐릭터였다. 한국에 이런 넘이 정말 있었다면 짤없이 퇴학이다. <Touch>의 '한하늘'(해적판에는 이런 이름이었다), 변태에 좀 쪼다다. 하지만 야구 하나 만큼은 끝내주게 하고 또 그걸 이루는 데 필요한 재능과 노력과 근성이 있었다. 이런 친구들, 실제론 거의 볼 수 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우리 세대의 영웅이 됐다.

성격결함이 의심되는 <에반게리온>의 '신지'는 그래서 독특한 캐릭터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해야 한다고 믿는 것도 없다. 그저 다른 이들이 '해야 한다고 시키는' 일을 별로 투덜대지도 않고 할 뿐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다소 매니악한(<슬램덩크>나 <드래곤볼>에 비해) 위상을 갖게 된 이유가 아닌가 한다.

 

4.
5화에 베플 중 정승우님의 "이 만화 한줄 요약"이란 글이 해당 화의 베플이 됐다. "오덕지존, 오덕미화"라는 단 여덟 글자로 122개의 댓글과 39회의 추천을 받았다. 확실히 이 만화, '야오이'삘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면 '소설가가 주인공인 소설'에 익숙한 만큼 '만화가가 주인공인 만화'에는 익숙하지 못한 것 아닐까. 소설가가 소설의 주인공이 돼선 안될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만화가가 만화의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 없다.

특히 인터넷 세상이 발달해 웹디자이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만화가 지망생'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그 먹고살기 어렵다는 한국 만화, 대여소가 다 죽여놓았다는 한국 만화에 뛰어들려는 용감한 사람들.
'나 때는'(아 싫다. 늙은 척) 미술을 전공하면 먹고살 길이란 국전國展에 당선되어 화가가 되던가, 안되면 미술 선생질이나 하는 수밖에 없었다. '창작의 고통' 이전에 '생존'조차 만만치 않았던 거다. 하물며 만화가는 굶어 뒈질 각오를 제대로하고 덤벼야 하면서도, 대우도 못받는 천직賤職에 가까웠다. '딴따라'니까. (이해가 안되는 나보다도 더 젊은 친구들은 '가수' 하겠다고 '가출'했다는 중년 트롯트 가수들의 학창 시절을 상상해주면 되겠다. '가수'를 하겠다니? 다리 몽댕이 분질러지고들 싶으셨던 게지.) 디자이너? 개코다. 삼성의 '마이마이'가 '소니'나 '파나소닉' 따위에게 처발렸던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에 디자인 개념이 전면적으로 도입된다. 박봉에 고된 3D직종이란 거 알고 있지만, 최소한 밥은 먹는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니 무려 '웹디자이너'란 직업도 생겼다. "웹!디자이너"라니...? 새 밀레니엄 직전까지만 해도 간을 어떻게 쳐서 국 끓여 먹는 건가 했을 거다. '프로그래머'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만화가 지망생들, 잠재적인 '만화가'들이 늘어났으니 그들의 취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게 됐다. 또한 '만화'에 씌워져 있던 천박한 굴레도 전에 비해 많이 벗겨져 만화독자층도 제법 두터워졌다. 이게 산업적 가능성이다. 포탈들이 웹툰에 조금이나마 투자를 하는 이유다.

야오이스러워 싫다고? (당당하게 나서서 말하진 못해도) 야오이스러워서 좋은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누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소비해주느냐이다. 가서 당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라.

 

5.
잡썰이 조낸 길어졌다. 계획대로 '짤막한 감상'으로 돌아가야지.
기대된다, 이 작품. 무형문화재와 만화가의 만남이라... 삘이 온다. 잔소리꾼들 말처럼 고증에 조금 더 신경쓰긴 해야겠다.

 

 

 

★ 세브리깡_강도하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작가가 '의성어'나 '의태어'를 그림에 조화시키는 방식은 감탄스럽다. 뽁뽁이로 카메라를 소제하는 장면에서 보이는 '폭폭폭폭'은 소리와 함께 주변 공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한 구성이다. 그 타이포와 화면구성 등을 의도하지 않고도 이렇게 그려냈다면 그야말로 천재다. 강도하가 천재란 사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긴 하지만.

 

여기서 망상을 잠깐 풀자면-

초연이 상징하는 '폭력적인 사랑'은 어쩌면 우리 '국가와 민족'(으로 상징되는 여러 대상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예쁘고' '조건 좋은' '사랑해볼 만한 여자'다. 그러나 자신의 목적(그걸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을 이루기 위해 타인을 상처주는 수단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를 막을 자는 없다. 과연 막아야 하는지도 나는 자신이 없다...

 

16화의 베플은 계란과자 님의 "세브리깡 좀 키워주세요."다.

(...세상엔 '댓글의 천재들'도 있다.)

 

 


★눈코입_와룡은자

이번엔 용두사미 노땡큐.
'나도만화가'에 기회를 얻지 못해 통한의 눈물을 삼키는 열혈 만화지망생들이 오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미소유희_노명희
진휘는 츤데레~ 대세는 츤데레~
작가님이 달릴 준비는 제대로 챙기신 것 같고,
과연 나를 비롯한 남녀독자들의 질투를 뛰어넘을 만한 러브스토리가 전개될 것인가?! 두근두근.

 

 


★나 임신했어요_팀 다솜
이제 허은영 양에게 '미워할 수 없는 이유'를 조금은 준비해둬얄 듯. ㅎㅎ
여자 눈으로 보는 부부의 성생활이란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지요. 앞으로 얼마나 더 용감하게 그려내는지 두고 보겠습니다.

 

 


★이끼_윤태호
안 보고 미뤄둔다.

 

 


★R에 관하여_이림

다음은 35화의 베플이다.

 

"따라,따따라,따따라,따~따따라라"_이지훈 님
녹차 = 5시간 보성 ㄱㄱ
커피 = 최고급 호텔커피 쓰맬~

 

뭔 소린지, 왜 웃긴지 전혀 모르겠다. 댓글의댓글로 보건대 무한도전과 관계있는 어떤 멜로디나 CF의 패러디로 추정된다. 나는 TV를 최근 수 개월간 TV를 전혀 보지 않았다. 이처럼 작품의 감상은 감상자의 주관적 경험에 크게 의존한다.

 

R에 관하여는 그림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발전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때로 적절한 연출 때문에 고민하는 듯하지만 이건 재능의 문제다. 차라리 쓸만한 그림 작가 따로 구해서 스토리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둘(혹은 그 이상)이 그리고 쓰며 먹고살 만큼은 충분히 벌어줄 만한 소재다.

네 명의 여주인공 중 노란 머리, 작가가 얼마나 방치해뒀는지 독자가 이름도 까먹었다. 이 녀석을 제대로 배려해주지 않아 내가 삐쳐서 이러는 거 절대 아니다.

 

 

★파페포포 레인보우_심승현
그동안 많이 바쁘셨나 보다. 하기사 책도 무진장 팔린 웹툰 1세대. 좋은 시절이었다.
웹툰 계는 이제 정글이 됐다. 아직 빛을 보지 못했을 뿐, 넘치는 재능을 가진 '아마추어'들이 '나도만화가'에 우글거리면서, 실상 그다지 화려하지도 못한 '연재만화' 작가 자리를 노리고 있다.
내공이 깊어 쉽게 무너질리는 없겠지만, 웹툰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왕년의 스타'에 머물고 말 거다. <만화속세상>의 독자 대부분은 <마린블루스>도 잊었다.

 

몰랐던 사실인데 작가가 JTS란 단체의 홍보대사란다. 뭐하는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일 하는 곳인가 보다. 그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다.

 

  

아아 노동절. 하루가 속절없이 가는구나.
그래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2009-05-01)

4월 4주차, 다음-만화속세상 웹툰 감상


미확인거주물체_장이

이 만화를 계속 봐야 할까, <퍼펙트게임> 때문에 너무 많이 기대했던 걸까- 생각했는데, 바꾸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대사는 너무 문어적이고, 그림은 그지 같지만(-_-;)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스토리를 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작품은 작가의 살을 찢고 나온 자식이라지요. 과연 호부에 견자는 없습니다.

 

세브리깡_강도하

강도하 만화를 보고 있으면, 난 지금 여기서 대체 뭘하고 살아 가고 있는 걸까(What the fucking hell I'm doing here?),란 생각이 많이 들지요.

 "깊은생각님_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가요?"라는 댓글에 부쳐
감이 안오면, 더 지켜보세요. 당신 같이 성급한 독자들 신경 덜 쓰고 작품 만들기 위해 강도하 작가가 그동안 열심히 명성 쌓아온 겁니다. 서태지도 4집까지 내고서야 겨우 자기 맘대로 해도 사람들이 들어주잖아요.

  

If thou must love me_풍경/양우석

그동안 풍경팀의 역량을 '그렇게까지'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작품 연재 초반의 박력이 신선하기는 했으되, 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나마 크지 않은 기대도
리얼리티를 안드로메다로 관광보낸 카파도키아 나부랭이 쯤부터 꽤 흔들리다가,
미호의 판타지가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쯤엔 대충 체념 상태에 빠졌다.
'그럼 그렇지 별 수 없는 하이틴 로맨스구나...'
그런데 이게 왠일 오늘 보니 스토리작가의 준비가 여간 아니다.
복선 없는 반전이란 거, 어지간한 뱃심으론 어려웠을 텐데...
작가의 노고와 편집진의(?) 혜안에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옹.

 

 나, 임신했어요_팀 다솜

 어떻게 결성된 팀인지 모르지만 그림 작가가 좀 분발해얄듯. 예쁜 그림이긴 하지만 개성이 드러나질 않는다. 스토리랑 2mm쯤 떨어져 겉도는 느낌이다.
참고로 이 만화에 공감 못하는 남성 독자는, 쓰리스펙이 확실히 갖춰진 사람 아니라면 연애결혼할 생각은 대략 단념하시길.

 

 이끼_윤태호

 내가 감히 코멘트를 달 수가 없다. 숨을 멈추고 그저 따라간다.
연재를 기다릴 수 없어 한 달치 연재분 정도씩을 몰아서 본다.
정말 강우석은 아닌 것 같다. 그는 한번도 '작품을 망치지' 않고 돈을 벌어낸 적이 없다.

 

 미소유희_노명희

 순정만화는 거의 처음. 맘 잡고 정주행하다가 고만 볼까 하는 생각이 울컥울컥. 근데 초반에 줄줄이 달린 악플을 뚫고 어떻게 아직 살아남았을까 하는 궁금함에 keep going...... 그러다보니 작품의 '진맛'을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십대나 이십대였다면 공감하기 어려웠을 거다. 나이는 먹어가고 이런저런 실패도 겪다보니 이제사 여자들이 무슨 맛에 이런 얘기를 보는지 알겠다. 그나마 나이 먹은 게 다행스러운 건 이거 딱 한 가지다. 

 


내 건방진 평이 눈에 거슬릴 지 모를 각 웹툰의 팬 여러분께-
개인적으로 나는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고 생각한다.(특히 이제 태동하고 있는 웹툰 산업에 있어서는.)
(다른 명작의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적어도 나는 야채 가게에 가서 꽁치를 주문하진 않는다.

(2009-04-26)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존경하는 작가 황석영의 정치적 자살에 대한 조문


아 안타깝다.

오늘로 위대한 작가 한 사람이 또 유서를 쓴 모양이다.

 

무려 2MB와 타협을 운운하다니, 정치적으로 관뚜껑에 못질 한 번 제대로 한 셈이다.

 

이제부터 소위 진보적이라는 분들한테는 '변절했다'고 복날 개 맞듯 두들겨 맞으실 테고,

힘 좀 쓴다는 무리들 하고는 짜웅, 혹은 아옹다옹하다보니 어느샌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

약발 떨어질 때쯤 되면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뛰어드신 후 행방이 묘연해진 여러 동지들,

이제는 새로이 한 솥 밥 먹게된 그 분들과 함께 한 솥에서 푹 삶아지시겠지.

 

 

"일각에서 현 정권을 보수우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나=황석영) 스스로는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중도적 생각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는 봤다"

 

아니, 그럼 여태 MB님께서 중도-실용적이신 걸 황 문호께선 모르셨단 말야?

이념적으로 어데다 포지셔닝했는지 알 게 뭐냐고요,

제 입으로 이념은 버리고 실용만 가져 가겠다는데.

그의 지지자 그룹이 '실용'이란 단어를 어떤 의미로 쓰는지 모르시는 것도 아님시롱. 

 

 

확실히 노무현이 잘못했다.

위대한 작가 분은 그에 걸맞게 어떻게든 모셔다 어디에든 써드렸어야 했는데...

 

말씀이라도 슬쩍 좀 주시지 그러셨쎄요?

 

 

"남북이 분단된 상태로는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겨우 턱걸이하면서 근검하게 사는 것 거기까지"

-라는 문제의식에도 동의하고,

 

"다른 획기적 방법이 없으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상상할 수 없는데, 몽골이 있다면 가능"

-할 것 같다는 점에도 일부 동의하며,

 

알타이 문화연합은 몽골과 남북한,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문화공동체로, 핵심은 `몽골+2 코리아'

-라고 하는 것이 꽤 그럴듯한 대안이라는 데에도 동의할 수 있는뎁쇼,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

-굽쇼?

 

 

세상에나...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은 강대국들이 남북분단 체제를 컨트롤하는 것에 적응하느라고 바빴"

-던 걸 아시는 분이 그땐 왜 그러셨쎄요?

 

"지난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는데 실속도 진전도 없었다.

우리가 스스로 역량을 과대평가했던 것 아니냐"

-?.........응!?

 

그르게요.

역량이 왜 모자랐을까요?

바로 그때 당신이 도와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보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

 

물론 각오야 하셨겠죠.

 

근데 각오하신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욕먹을 각오도 또 하셔야 할 겁니다.

노무현도 욕먹을 각오야 누구 못지않게 했지만, 욕만 먹는 걸로 안 끝납디다.

진보라는 자들이 노통을 부지런히 욕보이는 동안

보수라는 자들은 노통을 부지런히 엿먹이더군요.

 

대연정 제안 한방에, 그것도

지역주의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이미 제시된 바 있는,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법 개정을 선결 조건으로 분명히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타협이니 배신이니 욕하며 우수수 떨어져 나간 게

노무현의 지지자 그룹 중에서도 진보연하는 식자들입죠.

"그딴 거 안 해! 그딴 걸 왜 해?" 한마디로 쌩까버린 그네꼬짱이 과연 거물은 거물입디다.

 

각오 좀 일찍 좀 하시지 왜,

욕먹을 각오하셨으면 왜 진작에 안 나서셨을까,

설마 당신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이 짱 먹으니까 샘 나셨쎄요?

아님 시대의 위대한 지성을 알아서 안 모셔가니깐 꼬우셨쎄요? 

 

 

이 정도의 발언으로 인해, 그리고 앞으로 그에게 따를 오해들로 인해 

황석영 같은 위대한 작가가 매장돼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러나

피아彼我 가르기 좋아하는 딸깍발이의 후손들이 삽자루를 단디 잡을 것임은 보나마나고,

그의 선의善意 역시 왜곡되어 마침내 좌절될 것이란 내 예측이 틀릴 것 같지도 않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던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선,

안으로

보수는 저들끼리의 큰 부패를 서로 감싸주며 작은 분열조차 용납하지 않는 반면,

진보는 작은 부패를 이유 삼아 큰 분열을 정당화하느라 전선戰線이 어디쯤 그어졌는 지도 모르고,

밖으로

진보가 보수의 부패를 벤치마킹하느라 바쁜 동안,

보수가 진보에 분열을 일으키는 기술은 갈수록 창의적이 되어간다.

 

 

이런 웃기지도 않고, 웃을 수도 없는 꼴들을 가만히 보다 보면,

<아우를 위하여>의 오마쥬(혹은 패러디)에 불과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어쩌다 더 훌륭한 작품으로 우리 곁에 머물게 되고 말았는지 이해하게 돼버린다.

 

 

※ 관련기사 : 황석영 “진보, 고전적 이론 틀로는 안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4693.html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송윤아 설경구 결혼

송윤아와 설경구가 결혼한댄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정말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 같다.
그들을 응원하고 싶으면서도
주책맞게 뒷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