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의 삶을 산다.
한때 '애자' '병진' 등 어감은 기발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신조어들을 생산해내곤 했던 인터넷에서 요즘엔 '잉여'라는 표현들을 쓰는 모양이다. 초딩을 비롯한 키보드 워리어들이 사용하기엔 다소 고급 어휘라는 느낌도 있는데, 어쨌거나 고용없는 성장 시대의 핵심문제를 잘 짚은 듯하다.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의 필요에 닿고 닿지 않고를 떠나, 스스로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이성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욕구이다. 다만 그 어떤 쓸모에 대한 견해 차이가 커서 아직 우리 사회는 적당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