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8일 월요일

5월 첫주 다음 만화속세상 웹툰 감상


노동절 좋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12월_송래현/강지영

 

정주행 시작.

초반 5화까지 느릿느릿한 진행에 살짝 정신줄 놨다가 여주인공의 정체가 '재학 중 등단한 천재소녀'임이 밝혀져 화들짝. 설마 송, 강작가 커플은 아니시겠지. -_-;

'우리는 열심히 하는데 잔인한 세상이 우릴 괴롭혀요.'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여주인공의 이모와 어머니, 그리고 부장님(?)에게도 적당한 사연이 준비되어 있는 거라면 좋겠다.(설사 스토리 전개상 작품 중에 그려지진 못하더라도)

영화의 멋진 씬처럼 느껴지는 연출들이 가끔 돋보인다. 결말까지 초반의 상큼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 환상스케치_마진

1.
<환상 스케치>라니?! 정말 좋아하지 않는 센스의 제목이다.

유행이 지나도 한참 전에 지났다. 거의 나와 맞먹을 만큼이나 후지다. 지금 와서 제목 바꾸기도 뭣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제목 때문에 이 작품을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2.
복장의 일본색 논쟁은 '왜색에 대한 민감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요즘 세대는 일본 만화를 많이 보다보니 '일본색'에 익숙하다. 여기다 '한국색'이 어떤 건지까지도 아는 독자 일부에게는 그 왜색이 눈에 거슬려버린다.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그저 '예쁜 옷'이거나, 잘해야 '동아시아풍의 예쁜 옷'으로 보일 뿐이다. '만화에서 뭘 입은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중요한 건 XXX이지'라고 생각할 이들도 많다.
대사도 마찬가지다. 내 주변의 친구들과, 그동안 본 영화, 읽은 책들, 등을 통해 '경상도 사투리'는 내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언어다. <환상스케치>는 내게 대체로 '리얼한 대사'들 속에서 가끔 튀어보이는 '문어체 대사'들이 눈에 조금 거슬리는 정도다.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살짝 유감스럽긴 해도, 작가가 사투리를 끌어다 쓴 용기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제법 잘나가는 디자이너였'' 친구가 있다. 지금은 디자이너의 말빨이 클라이언트에게 도저히 안먹히는 현실을 개탄하며 디자인 때려치우고 순전히 말빨 쎄우려 경제학 공부중이다. 이 친구는 미국 만화 일본 만화 모두에 정통한, 제대로 덕후다. 내가 '웹툰의 문학, 철학적 요소'에 집중하는 덕후라면, 이 친구는 '그림' 자체에 대해서도 나보다 훨씬 깊게 감상할 줄을 안다. 이 친구는 한국 웹툰에 대해 대체로 평가가 박하다. 나는 그 까닭을 전 세계에 넘치는 천재들의 작품들을 다 찾아 감상하기에도 시간이 벅찬 녀석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투자한 만큼만 그 대상에 대해 알 수 있다.

 

3.
요즘 고딩들이 주로 뭐하고 놀면서 그 시절을 보내고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니들 주로 뭐하고 노니?) 벌써부터 늙은 척하고 싶진 않지만, 내겐 이미 10년이 훨씬 넘은 과거의 일이다. 시대의 변화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현대의 10년은 근대의 10년과도 의미가 많이 다른 것 같다.

<환상스케치>의 '고딩'들은 내 기억 속의 '고등학생'들이 아니다. 쿨하고 당당하게 자기 꿈을 추구하는 이런 주인공은 오히려 '일본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좌충우돌 '강백호', 자신의 장점인 리바운드를 극대화할 뿐 단점(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을 극복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는 캐릭터였다. 한국에 이런 넘이 정말 있었다면 짤없이 퇴학이다. <Touch>의 '한하늘'(해적판에는 이런 이름이었다), 변태에 좀 쪼다다. 하지만 야구 하나 만큼은 끝내주게 하고 또 그걸 이루는 데 필요한 재능과 노력과 근성이 있었다. 이런 친구들, 실제론 거의 볼 수 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우리 세대의 영웅이 됐다.

성격결함이 의심되는 <에반게리온>의 '신지'는 그래서 독특한 캐릭터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해야 한다고 믿는 것도 없다. 그저 다른 이들이 '해야 한다고 시키는' 일을 별로 투덜대지도 않고 할 뿐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다소 매니악한(<슬램덩크>나 <드래곤볼>에 비해) 위상을 갖게 된 이유가 아닌가 한다.

 

4.
5화에 베플 중 정승우님의 "이 만화 한줄 요약"이란 글이 해당 화의 베플이 됐다. "오덕지존, 오덕미화"라는 단 여덟 글자로 122개의 댓글과 39회의 추천을 받았다. 확실히 이 만화, '야오이'삘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면 '소설가가 주인공인 소설'에 익숙한 만큼 '만화가가 주인공인 만화'에는 익숙하지 못한 것 아닐까. 소설가가 소설의 주인공이 돼선 안될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만화가가 만화의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 없다.

특히 인터넷 세상이 발달해 웹디자이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만화가 지망생'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그 먹고살기 어렵다는 한국 만화, 대여소가 다 죽여놓았다는 한국 만화에 뛰어들려는 용감한 사람들.
'나 때는'(아 싫다. 늙은 척) 미술을 전공하면 먹고살 길이란 국전國展에 당선되어 화가가 되던가, 안되면 미술 선생질이나 하는 수밖에 없었다. '창작의 고통' 이전에 '생존'조차 만만치 않았던 거다. 하물며 만화가는 굶어 뒈질 각오를 제대로하고 덤벼야 하면서도, 대우도 못받는 천직賤職에 가까웠다. '딴따라'니까. (이해가 안되는 나보다도 더 젊은 친구들은 '가수' 하겠다고 '가출'했다는 중년 트롯트 가수들의 학창 시절을 상상해주면 되겠다. '가수'를 하겠다니? 다리 몽댕이 분질러지고들 싶으셨던 게지.) 디자이너? 개코다. 삼성의 '마이마이'가 '소니'나 '파나소닉' 따위에게 처발렸던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에 디자인 개념이 전면적으로 도입된다. 박봉에 고된 3D직종이란 거 알고 있지만, 최소한 밥은 먹는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니 무려 '웹디자이너'란 직업도 생겼다. "웹!디자이너"라니...? 새 밀레니엄 직전까지만 해도 간을 어떻게 쳐서 국 끓여 먹는 건가 했을 거다. '프로그래머'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만화가 지망생들, 잠재적인 '만화가'들이 늘어났으니 그들의 취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게 됐다. 또한 '만화'에 씌워져 있던 천박한 굴레도 전에 비해 많이 벗겨져 만화독자층도 제법 두터워졌다. 이게 산업적 가능성이다. 포탈들이 웹툰에 조금이나마 투자를 하는 이유다.

야오이스러워 싫다고? (당당하게 나서서 말하진 못해도) 야오이스러워서 좋은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누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소비해주느냐이다. 가서 당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라.

 

5.
잡썰이 조낸 길어졌다. 계획대로 '짤막한 감상'으로 돌아가야지.
기대된다, 이 작품. 무형문화재와 만화가의 만남이라... 삘이 온다. 잔소리꾼들 말처럼 고증에 조금 더 신경쓰긴 해야겠다.

 

 

 

★ 세브리깡_강도하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작가가 '의성어'나 '의태어'를 그림에 조화시키는 방식은 감탄스럽다. 뽁뽁이로 카메라를 소제하는 장면에서 보이는 '폭폭폭폭'은 소리와 함께 주변 공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한 구성이다. 그 타이포와 화면구성 등을 의도하지 않고도 이렇게 그려냈다면 그야말로 천재다. 강도하가 천재란 사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긴 하지만.

 

여기서 망상을 잠깐 풀자면-

초연이 상징하는 '폭력적인 사랑'은 어쩌면 우리 '국가와 민족'(으로 상징되는 여러 대상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예쁘고' '조건 좋은' '사랑해볼 만한 여자'다. 그러나 자신의 목적(그걸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을 이루기 위해 타인을 상처주는 수단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를 막을 자는 없다. 과연 막아야 하는지도 나는 자신이 없다...

 

16화의 베플은 계란과자 님의 "세브리깡 좀 키워주세요."다.

(...세상엔 '댓글의 천재들'도 있다.)

 

 


★눈코입_와룡은자

이번엔 용두사미 노땡큐.
'나도만화가'에 기회를 얻지 못해 통한의 눈물을 삼키는 열혈 만화지망생들이 오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미소유희_노명희
진휘는 츤데레~ 대세는 츤데레~
작가님이 달릴 준비는 제대로 챙기신 것 같고,
과연 나를 비롯한 남녀독자들의 질투를 뛰어넘을 만한 러브스토리가 전개될 것인가?! 두근두근.

 

 


나 임신했어요_팀 다솜
이제 허은영 양에게 '미워할 수 없는 이유'를 조금은 준비해둬얄 듯. ㅎㅎ
여자 눈으로 보는 부부의 성생활이란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지요. 앞으로 얼마나 더 용감하게 그려내는지 두고 보겠습니다.

 

 


이끼_윤태호
안 보고 미뤄둔다.

 

 


R에 관하여_이림

다음은 35화의 베플이다.

 

"따라,따따라,따따라,따~따따라라"_이지훈 님
녹차 = 5시간 보성 ㄱㄱ
커피 = 최고급 호텔커피 쓰맬~

 

뭔 소린지, 왜 웃긴지 전혀 모르겠다. 댓글의댓글로 보건대 무한도전과 관계있는 어떤 멜로디나 CF의 패러디로 추정된다. 나는 TV를 최근 수 개월간 TV를 전혀 보지 않았다. 이처럼 작품의 감상은 감상자의 주관적 경험에 크게 의존한다.

 

R에 관하여는 그림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발전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때로 적절한 연출 때문에 고민하는 듯하지만 이건 재능의 문제다. 차라리 쓸만한 그림 작가 따로 구해서 스토리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둘(혹은 그 이상)이 그리고 쓰며 먹고살 만큼은 충분히 벌어줄 만한 소재다.

네 명의 여주인공 중 노란 머리, 작가가 얼마나 방치해뒀는지 독자가 이름도 까먹었다. 이 녀석을 제대로 배려해주지 않아 내가 삐쳐서 이러는 거 절대 아니다.

 

 

★파페포포 레인보우_심승현
그동안 많이 바쁘셨나 보다. 하기사 책도 무진장 팔린 웹툰 1세대. 좋은 시절이었다.
웹툰 계는 이제 정글이 됐다. 아직 빛을 보지 못했을 뿐, 넘치는 재능을 가진 '아마추어'들이 '나도만화가'에 우글거리면서, 실상 그다지 화려하지도 못한 '연재만화' 작가 자리를 노리고 있다.
내공이 깊어 쉽게 무너질리는 없겠지만, 웹툰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왕년의 스타'에 머물고 말 거다. <만화속세상>의 독자 대부분은 <마린블루스>도 잊었다.

 

몰랐던 사실인데 작가가 JTS란 단체의 홍보대사란다. 뭐하는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일 하는 곳인가 보다. 그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다.

 

  

아아 노동절. 하루가 속절없이 가는구나.
그래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2009-05-01)

4월 4주차, 다음-만화속세상 웹툰 감상


미확인거주물체_장이

이 만화를 계속 봐야 할까, <퍼펙트게임> 때문에 너무 많이 기대했던 걸까- 생각했는데, 바꾸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대사는 너무 문어적이고, 그림은 그지 같지만(-_-;)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스토리를 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작품은 작가의 살을 찢고 나온 자식이라지요. 과연 호부에 견자는 없습니다.

 

세브리깡_강도하

강도하 만화를 보고 있으면, 난 지금 여기서 대체 뭘하고 살아 가고 있는 걸까(What the fucking hell I'm doing here?),란 생각이 많이 들지요.

 "깊은생각님_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가요?"라는 댓글에 부쳐
감이 안오면, 더 지켜보세요. 당신 같이 성급한 독자들 신경 덜 쓰고 작품 만들기 위해 강도하 작가가 그동안 열심히 명성 쌓아온 겁니다. 서태지도 4집까지 내고서야 겨우 자기 맘대로 해도 사람들이 들어주잖아요.

  

If thou must love me_풍경/양우석

그동안 풍경팀의 역량을 '그렇게까지'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작품 연재 초반의 박력이 신선하기는 했으되, 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나마 크지 않은 기대도
리얼리티를 안드로메다로 관광보낸 카파도키아 나부랭이 쯤부터 꽤 흔들리다가,
미호의 판타지가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쯤엔 대충 체념 상태에 빠졌다.
'그럼 그렇지 별 수 없는 하이틴 로맨스구나...'
그런데 이게 왠일 오늘 보니 스토리작가의 준비가 여간 아니다.
복선 없는 반전이란 거, 어지간한 뱃심으론 어려웠을 텐데...
작가의 노고와 편집진의(?) 혜안에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옹.

 

 나, 임신했어요_팀 다솜

 어떻게 결성된 팀인지 모르지만 그림 작가가 좀 분발해얄듯. 예쁜 그림이긴 하지만 개성이 드러나질 않는다. 스토리랑 2mm쯤 떨어져 겉도는 느낌이다.
참고로 이 만화에 공감 못하는 남성 독자는, 쓰리스펙이 확실히 갖춰진 사람 아니라면 연애결혼할 생각은 대략 단념하시길.

 

 이끼_윤태호

 내가 감히 코멘트를 달 수가 없다. 숨을 멈추고 그저 따라간다.
연재를 기다릴 수 없어 한 달치 연재분 정도씩을 몰아서 본다.
정말 강우석은 아닌 것 같다. 그는 한번도 '작품을 망치지' 않고 돈을 벌어낸 적이 없다.

 

 미소유희_노명희

 순정만화는 거의 처음. 맘 잡고 정주행하다가 고만 볼까 하는 생각이 울컥울컥. 근데 초반에 줄줄이 달린 악플을 뚫고 어떻게 아직 살아남았을까 하는 궁금함에 keep going...... 그러다보니 작품의 '진맛'을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십대나 이십대였다면 공감하기 어려웠을 거다. 나이는 먹어가고 이런저런 실패도 겪다보니 이제사 여자들이 무슨 맛에 이런 얘기를 보는지 알겠다. 그나마 나이 먹은 게 다행스러운 건 이거 딱 한 가지다. 

 


내 건방진 평이 눈에 거슬릴 지 모를 각 웹툰의 팬 여러분께-
개인적으로 나는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고 생각한다.(특히 이제 태동하고 있는 웹툰 산업에 있어서는.)
(다른 명작의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적어도 나는 야채 가게에 가서 꽁치를 주문하진 않는다.

(2009-04-26)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존경하는 작가 황석영의 정치적 자살에 대한 조문


아 안타깝다.

오늘로 위대한 작가 한 사람이 또 유서를 쓴 모양이다.

 

무려 2MB와 타협을 운운하다니, 정치적으로 관뚜껑에 못질 한 번 제대로 한 셈이다.

 

이제부터 소위 진보적이라는 분들한테는 '변절했다'고 복날 개 맞듯 두들겨 맞으실 테고,

힘 좀 쓴다는 무리들 하고는 짜웅, 혹은 아옹다옹하다보니 어느샌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

약발 떨어질 때쯤 되면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뛰어드신 후 행방이 묘연해진 여러 동지들,

이제는 새로이 한 솥 밥 먹게된 그 분들과 함께 한 솥에서 푹 삶아지시겠지.

 

 

"일각에서 현 정권을 보수우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나=황석영) 스스로는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중도적 생각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는 봤다"

 

아니, 그럼 여태 MB님께서 중도-실용적이신 걸 황 문호께선 모르셨단 말야?

이념적으로 어데다 포지셔닝했는지 알 게 뭐냐고요,

제 입으로 이념은 버리고 실용만 가져 가겠다는데.

그의 지지자 그룹이 '실용'이란 단어를 어떤 의미로 쓰는지 모르시는 것도 아님시롱. 

 

 

확실히 노무현이 잘못했다.

위대한 작가 분은 그에 걸맞게 어떻게든 모셔다 어디에든 써드렸어야 했는데...

 

말씀이라도 슬쩍 좀 주시지 그러셨쎄요?

 

 

"남북이 분단된 상태로는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겨우 턱걸이하면서 근검하게 사는 것 거기까지"

-라는 문제의식에도 동의하고,

 

"다른 획기적 방법이 없으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상상할 수 없는데, 몽골이 있다면 가능"

-할 것 같다는 점에도 일부 동의하며,

 

알타이 문화연합은 몽골과 남북한,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문화공동체로, 핵심은 `몽골+2 코리아'

-라고 하는 것이 꽤 그럴듯한 대안이라는 데에도 동의할 수 있는뎁쇼,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

-굽쇼?

 

 

세상에나...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은 강대국들이 남북분단 체제를 컨트롤하는 것에 적응하느라고 바빴"

-던 걸 아시는 분이 그땐 왜 그러셨쎄요?

 

"지난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는데 실속도 진전도 없었다.

우리가 스스로 역량을 과대평가했던 것 아니냐"

-?.........응!?

 

그르게요.

역량이 왜 모자랐을까요?

바로 그때 당신이 도와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보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

 

물론 각오야 하셨겠죠.

 

근데 각오하신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욕먹을 각오도 또 하셔야 할 겁니다.

노무현도 욕먹을 각오야 누구 못지않게 했지만, 욕만 먹는 걸로 안 끝납디다.

진보라는 자들이 노통을 부지런히 욕보이는 동안

보수라는 자들은 노통을 부지런히 엿먹이더군요.

 

대연정 제안 한방에, 그것도

지역주의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이미 제시된 바 있는,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법 개정을 선결 조건으로 분명히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타협이니 배신이니 욕하며 우수수 떨어져 나간 게

노무현의 지지자 그룹 중에서도 진보연하는 식자들입죠.

"그딴 거 안 해! 그딴 걸 왜 해?" 한마디로 쌩까버린 그네꼬짱이 과연 거물은 거물입디다.

 

각오 좀 일찍 좀 하시지 왜,

욕먹을 각오하셨으면 왜 진작에 안 나서셨을까,

설마 당신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이 짱 먹으니까 샘 나셨쎄요?

아님 시대의 위대한 지성을 알아서 안 모셔가니깐 꼬우셨쎄요? 

 

 

이 정도의 발언으로 인해, 그리고 앞으로 그에게 따를 오해들로 인해 

황석영 같은 위대한 작가가 매장돼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러나

피아彼我 가르기 좋아하는 딸깍발이의 후손들이 삽자루를 단디 잡을 것임은 보나마나고,

그의 선의善意 역시 왜곡되어 마침내 좌절될 것이란 내 예측이 틀릴 것 같지도 않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던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선,

안으로

보수는 저들끼리의 큰 부패를 서로 감싸주며 작은 분열조차 용납하지 않는 반면,

진보는 작은 부패를 이유 삼아 큰 분열을 정당화하느라 전선戰線이 어디쯤 그어졌는 지도 모르고,

밖으로

진보가 보수의 부패를 벤치마킹하느라 바쁜 동안,

보수가 진보에 분열을 일으키는 기술은 갈수록 창의적이 되어간다.

 

 

이런 웃기지도 않고, 웃을 수도 없는 꼴들을 가만히 보다 보면,

<아우를 위하여>의 오마쥬(혹은 패러디)에 불과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어쩌다 더 훌륭한 작품으로 우리 곁에 머물게 되고 말았는지 이해하게 돼버린다.

 

 

※ 관련기사 : 황석영 “진보, 고전적 이론 틀로는 안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4693.html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송윤아 설경구 결혼

송윤아와 설경구가 결혼한댄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정말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 같다.
그들을 응원하고 싶으면서도
주책맞게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2009년 4월 25일 토요일

나 쵸큼 천잰듯.

어제는 <직장인 열정충천 컨퍼런스>란 것을 다녀왔다. 회사 덕에 팔자에 없는 호강이다. 강연자 중 하나가 손욱 농심 회장이었다. 그는 우리 책의 저자다. 덕분에 무려 99,000원의 수강료를 아꼈다. 강연은 꽤 유익했다.

강연자 모두가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베스트셀러 한두 권씩 쯤은 있다. 재미든 품격이든 둘 중 하나는 확실히 챙겨주더라. 그중 한 분은 나를 완전히 몰입 상태에 빠뜨렸다. <몰입-Think Hard>라는 책의 저자, 황농문 박사였다. 감격했다. 강연이 끝난 후 따라갔다. 궁금했던 걸 질문 했다. 노트에 싸인도 받았다.(-_-*) 모두 끝나고 회사로 돌아오자마자 예스24에 책을 주문했다. 몇 년만이다. 

그는 '몰입'의 방법을 통해 재료공학계의 수십 년 묵은 난제를 여러 개 풀어냈다. 알아주는 과학자인 모양이다. 과학은 발전이 빠르다. 과학의 난제란 건 무진장 많은 천재들이 무진장 많은 세월을 그 문제에 골몰했었다는 뜻이다. 현재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라고 한다.
(나는 서울대 출신 사람들을 좀 편애하는 것 같다. 고졸 주제에 말이다. 유시민, 이문열, 최 선생님, 정 사장님... 그러고보니 내 롤모델 중에 고졸은 노무현 전 대통령뿐이네.-_-;) 

이 양반은 풀어냈다. 내가 평소 고민하고 망상했던 것들이었다. 또한 내가 '몰입' 중에 깨달은 것들과도 일치했다. 나는 매우 행복했다. 마치 내 지난 삶을 추인받은 듯했다. 

그리고 오늘은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고 있다. 유시민은 예전에 인터뷰를 했다. 그는 노무현을 '정신적 쌍둥이'라 비유했다. 나는 오늘 그의 책을 읽으며 느꼈다. 나는 글재주와 말재주가 모자라다. 아직 그이처럼 세련되게 풀어내진 못한다. 하지만 그의 밈Meme들은 내 안에서도 스스로 끓었던 것들이다. 아마 태생이 같아 그런 듯싶다.

그는 책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당위성을 논하는 데에 '과학자의 의견'을 여러 가지 인용했다. 예를 들어 도킨스에게서는 '이기적 유전자'와 '밈' 개념을, 러브록에게서는 '지구유기체' 개념을 빌려왔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과학적'임을 밝힌 것이다. 나 역시 그와 같은 과정을 거쳐 같은 결론을 얻었다.

당위는 현실(혹은 현실로 인정되는 것들)에 근거해야 한다. 현실을 인간의 언어로 정리한 것이 과학이다. 언어는 인간이 사용 가능한 소통 방식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 따라서 당위는 과학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부연해둬야겠다. 혹자는 오해한다. 과학 역시 또 하나의 (잘못된) 의견, 신앙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태양이 지구를 돌던 시절에는 그것이 '과학적' 진리였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가 마침 현대라고 불린다. 그런데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인간 동지 대부분은 '지구가 태양을 도는' 원운동을 상상하는 것 같다. 
근데 '정말 과학적으로' 생각해보면그게 전혀 그렇지가 않다. 태양은 우리 은하계의 인력에 끌려간다. 은하계 또한 은하끼리의 인력에 끌려다닌다. 이 거대한 우주적 소용돌이의 날갯죽지 어딘가 깃털 하나에 올라 앉은 먼지 같은 게 우리 지구다. 정말 무시무시한 속도로 휘둘리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 그 먼지 위에 묻은 원자 알갱이들 중에서 골라낸 일부분을 우리는 인간이라고 부른다. 다행히 우리는 지구별 위에 찰싹 달라붙어서 같은 속도로 날아다니고 있으므로, 안전하다. 이 다행스러운 일이 God's bless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는 데에 굳이 상대성 이론까지 마스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 인간은 우리끼리도 뭔가 좀 소통하려면 항상 뭔가 적당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때는 지구가, 현재는 태양이 그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세상엔 물物과 기氣가 따로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에겐 육체와 정신이 따로 있단다. 심지어 정신과 기가 육체와 물에 우선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히려 이들이야말로 물질적이지 않은 것을 상상할 수 없는, 경박한 유물론자들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세상에는 이들이 다수고 내 편이 소수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세상꼴이 영 내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언젠가 사적 유물론과 기계적 유물론을 구분하지 못하고 유물론 운운하다가 쪽을 좀 판 적이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모든 진리는, 만약 그것이 진짜 진리라면, 단 하나의 옳은 명제로부터도 다른 모든 것이 도출될 수 있어야 한다... 아무튼,)

기, 정신, 영혼, 신, 따위에 어떤 인간적인 기대를 거는 것은, 단언컨대 '물건(object)'과 '사건(event, happening)'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 혹은 구분하지 않는 오해의 소산이다. '불'을 예로 들어보자. 불은 흔히 존재하는 것처럼 간주되지만, 그것을 '존재'라 부를 수 있는지는 애매하다. 불은 '물건'이 아니라 '사건'이기 때문이다. '존재의 방식'이 다른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인민들은 기나 정신 따위가 물건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여, 나아가 물건에 대해 비합리적인 물리력을 가할 수도 있다고 믿는데, 이는 불을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논증을 생략하고 내 방식대로 말해보자면, 모든 물건은 사건이고, 모든 사건은 물건과 물건이 관계맺는 방식이다. 나의 '정신, 의식, 영혼, (whatever you call),은 나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중 특히 뇌세포)를 구성하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물건(물질)들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필연적인 우연의 총합인 것이다. 이것이 물건과 사건을 올바르게 구분한, 내 모든 가치관의 근거이다.  따라서 나의 '정신, 의식, 영혼, whatever,은 내 육체의 소멸과 함께 완전한 무無로 돌아갈 것이다.

 

... 쓰다 하루치 체력이 고갈돼서 여기서 쫑. high하지 않으니 체력이 후달리네. 소설은 엉덩이로 쓴다-라고 말했던 게 하루키였던가... -_-;

덧붙여 이는 나의 생활을 위해서도 유감스러운 일인데다가 자뻑도 이런 자뻑이 없는 건데, 내가 옳은 것 같다.

2009년 2월 16일 월요일

빌어먹을


새로운 출발을 눈 앞에 두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끝없이 뮝기적대고 있다.

기왕 남기로 한 거 조금만 더 생동감 있게...

2009년 2월 1일 일요일

지랄

감수성 과잉의 인간은 피로하다.
자기혐오는 날이 갈수록 깊어가고
늙은 아버지가 덩달아 불면에 시달린다.

내 삶의 대차대조표는 아무리 다시 그려보아도
흑자, 더럽고 비열한 흑자다.

이쯤에서 찍어줘야할
정직한 마침표가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