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의 역할, 미디어의 역할, 멘토의 역할, 뭐라고 부르던 대중이 지식계급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예언(Oracle). 저 고대 주술사회로부터 현대라 불리는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물질 생산에서 열외받고 때로 특권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은 오로지 그들이 미래를 내다보며 통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신의 계시에 의한 것이건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의한 것이건 간에 말이다. 온고이지신, 과거를 익혀 결국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이다. 비가 올 때를 예측하지 못하는 기우사는 불태워져야 한다.
그런고로 미래를 예측불가능한 혼돈 속에 내버려둔 채 함께 관찰하고자 하는 시선은 환영받지 않는다. 이 첨단의 과학시대에도 여전히 미신이 횡행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대중은 언제고 그들의 주술사를 찢어죽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죽음이 두려워 예언을 내놓지 않는 주술사들이 세상에 너무 많아졌다. 그러니 누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겠는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