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5일 수요일

KBS <미녀들의 수다> 지난 방송을 보다가.

1. 한국 상인들, 서비스가 좋다?

-> 더 엄밀하게는, "돈 주고 받는 서비스가 좋다"라고 해야 맞다.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소비자주권주의는 반대로 "소비할 수 없는 자는 개천민이다"라는 말이 된다. 소비라는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시스템은 당연히 소수에게만 우호적이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곳에서 온 계집애들이 한국의 서비스업을 상찬하며 자국의 '불친절한' 업자들을 폄훼할 때면, 그 '3차산업'의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친절이라는 굴욕'을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택배가 하루만에 배송되고 편의점이 24시간 문을 여는 한국적인 '친절'의 이면에 최저생계비나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이 있다는 걸 그녀들은 생각이나 해보았을까. 그녀들이 간혹 자랑스레 말하는 자국의 긴 휴가나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이 어떤 이들에게는 결코 보장되지 않는데.

나는 아직도 돈을 내고 어떤 봉사를 받는 것에 도무지 익숙해지질 못 한다.

 

 

2. 연예인의 봉사활동에 대하여(조민기가 출연한 편에서 단상)

-> 사람들에게는 묘한 편견이 있다. 한국인에 국한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연예인이 막 떴을 때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뜨니까 쇼한다"고 한다. 아직 못 뜬 연예인이 하면 "뜰려고 쇼한다"고 한다. 떴다가 지고 나서 하면 "다시 뜰려고 쇼한다"고 한다. 결국 죄다 '쇼'라는 거다. 이래서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진정성'을 이해받기가 이토록 고되다. 김장훈쯤은 해줘야, 즉 본인은 전세 살면서 수십억쯤은 기부해줘야 겨우 쫌 하는갑다- 한다. 그래도 만약 김장훈 같은 이가 정치라도 할라 치면 "아 그동안 정치하려고 쇼했구나"할 거다. 그러니 결국 국회에 백로는 얼씬을 못하고 까마귀만 드글댄다.

정치가 좃같아서 혐오하는 게 아니라, 혐오하기 위해 정치가 줄곧 좃같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좃같은 경우가 다 있나.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미수다' 은동령 "남희석 무서워 떨면서 질문" [단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송승은 기자] KBS 2TV '미녀들의 수다'의 은동령(중국)이 개그맨 남희석은 동네 아저씨 같이 편하지만 처음에는 선입관 때문에 무서워서 질문할 때도 떨렸다고 털어놨다. 은동령은 최근 티브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MC 남희석에 대해 "개그 프로그램에 관심이 별로 없고 처음에는 남희석 오빠가 누군지도 몰랐다"며 "방송을 보면서 그저 코믹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변에서 남희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연예인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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