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5일 수요일

딴지 "[논픽션] 가출소녀들과의 동거 - 1화" 기사에 부쳐.

"[논픽션] 가출소녀들과의 동거 - 1화" 기사에 부쳐. 

딴지일보, 신상 공개를 원치 않는 어느 먹물

 

 

- 이런 얘기, 이렇게까지 다룰 수 있는 건 내가 아는 한 딴지뿐.

 

- "내가 더러워?"

뭐라고 답해야 할까... '아냐, 너희는 더럽지 않아.'라고 말해준들 이 아이들에게 씌워질 평생의 굴레가 깃털만큼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나.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100만의 매춘인력은 이렇게 공급된다. 10년째 '노가다' 일당이 물가상승률에 비해 거의 오르지 않은 것처럼 매매춘의 대가 또한 별반 변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통계가 있는데, 세계 여러 나라의 '화대'는 그 나라 노가다 일당, 그리고 구두 한 켤레의 가격과 같다고 한다.

 

- 설사 얘들이 맘 잡고 '정상인'의 생활로 복귀한다 해도 결국 얻을 수 있는 직업이란 외국인 노동자들과 임금경쟁 해야하는 3D직종 뿐. 이런 아이들에게서 신자유주의 시대를 견뎌낼 어떤 번뜩이는 '재능'을 요구할 수 있을까.

 

- 또 이런 아이들이 '정상인'의 모럴을 회복하는 건 어쩌면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다. 얘들이 시집이라도 가서 남편에게 자신이 원조교제하던 가출 청소년이었음을 밝힌다면 그 사실을 감당해낼 수 있는 남편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이냐. 밝히지 않는다면 평생 지고가야 할 그 마음의 짐은 누구를 문책해야 할까.

 

- 이런 아이들을 찍은 '아마추어 포르노'를 본 적이 있다. 이런 아이들 둘을 '데리고 산' 어떤 싸이코가 찍은 걸로 추정된다. 그 새끼는 걔들에게 최소한 밥은 먹였을 텐데, 밥값을 그들만의 기묘한 방식으로 치른 그 아이들에게 "창녀가 되더라도 건강한 창녀가 되거라"는 것 외에 나는 감히 해줄 말을 못 찾겠다.

 

- 댓글 가운데 한 번 보고 말기엔 아까운 글이 있다. 김영하의 소설 <비상구>를 생각나게 하는 명문이다. 빌어먹을 딴지는 댓글은 따로 링크를 걸 수가 없어 기사를 보고 난 후 댓글 중에서 찾아 볼 수밖에 없다. 제목은 "우리가 먹물을 대하는 방법"이다.

 

 

댓글 2개:

  1. 슬픈 일이네요.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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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키다링 - 2009/12/20 13:29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선 여러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아이들의 선택이 사회적 경제적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분명한 이상, 그걸 돈으로 사고파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제한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빠져든 아이들에겐 재활의 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잠재적인 가출소녀(소년)들에겐 건전한 희망을 보여주는 일이, 물론 어렵고 더딘 작업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불가능하다고 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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