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6일 토요일

착한 척

 

나는 언젠가부터 대놓고 착한 척을 하게 되었다.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성격이 잘난 척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니 착한 척이라도 하게 된 모양이다. 잘나고 싶은 거야 인지상정이지만, 내 경우엔 조금 더 심한 것 같다. 얼마나 잘난 척을 좋아하는지, 무엇 하나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항상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기엔 한 구멍만 파는 끈기가 부족했고, 결국 뭐 하나 잘난 구석이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잘난 척은 사람들이 통 받아주질 않고, 아 젠장, 착한 척이라면 좀 더 쉽겠거니 생각한 게다. 좋아. 착한 척을 하자. 음... 근데 뭐가 착한 거지?

착한 게 뭔지를 알아야 무슨 척을 하든 말든 할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과연 무엇이 착한 것인가 곰곰 생각해보게 된 거다.

 

이런저런 생각의 과정이 있었지만 귀찮으니 과감히 생략하고, 노무현이 바로 착한 사람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런저런 상황 아래서 노무현이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기준 삼아 흉내내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모든 상황에서 그와 같은(같을 거라고 추정되는) 선택을 하진 않았다. 그랬다면 지금쯤은 착한 척하지 않아도 착한 사람이 진작 되어 있었겠지. 나는 고해할 수 없는 죄를 많이 지었고, 앞으로 죄가 될 지 모를 선택들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착한 척일 뿐이다.

 

댓글 2개:

  1. @흰돌고래 - 2010/02/06 09:25
    ㄴ 이 사진은 그냥 착하게 보이는뎁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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