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6일 화요일

What a freak?

번뇌가 욕망으로부터 비롯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욕망이 내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이들은 욕망을 죄의식과 연결시킴으로써 욕망의 생성과 발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죄없는 욕망 앞에서라면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욕망, 혹은 통제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한 것으로 예측되는 어떤 욕망들은,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서 공포의 대상이 된다. 팔을 베고 잠들었다 문득 깨어났는데 손가락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던가 하는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대체로, 무심코 저지른 사소한 행동-팔을 베고 잠들었는데-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실-'팔 병신'이 됐다-을 일으키곤 한다.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사람이란 아무래도, 저항할 근거를 찾게 된다. 공포가 절실할수록 그 근거는 처절한 것이 된다. (누군가는 인간의 행동을 촉발하는 두 가지 동기로 욕망과 공포를 들기도 했다. 욕망이 능동, 공포가 피동이다.)

나는 사랑을, 문명화된 양식의 소유욕과 성욕으로 정의하고 있다. 소유욕은 사랑의 인간적인 면, 성욕은 동물적인 면이다. 이 둘은 때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사랑을 시작한 것 같다. 부끄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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