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0일 수요일

후회에 대하여

왠지 근래에 알게 되는 이들은 "난 후회 같은 건 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듯하다. '후회 같은 걸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면 모르겠으나, '난 절대로 후회한 적 없어'로 보이는 경우엔 좀 난감하다. 후회가 무슨 큰 죄악인양 할 때도 있고, 외려 너무 큰 후회할 거리가 있어서 생각조차 하기 싫은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후회는 바람직한 것이다. 후회란 장차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다른 선택을 하리라는 다짐이다. 같은 상황이란 게 좀처럼 오지 않는 것이라 문제지, 선택의 기회란 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다른 선택이 가능한 상황인데도 같은 선택을 할 만하다면 애당초 후회할 일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내게 '나는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행복한 사람' 또는 '행복을 가장하는 사람'이라고 해석된다.

 

이 정도면 "나랑 결혼한 걸 후회하지 않아?"라든가,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거야?"와 같은 질문에 적절한 대답이 될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