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5일 월요일

거지에게 돈을 주십니까?

길을 가다 거지를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동전 한두 푼 던져주는 일이 본질적으로는 그이의 문제를 조금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람들 가운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쥐어주는 이들과, 조금은 어색한 기분으로 묵묵히 지나치는 이들이 있다. 코를 싸쥐며 유난스런 혐오감을 드러내는 이들을 나는 사람으로 치지 않는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호주머니에 동전 한 푼 없는 경우도 많았지만, 뭔가 변명같은 이유를 생각하며 그 앞을 서둘러 지나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어떤 소문에 따르면 개중엔 나보다 훨씬 풍족한 이들도 더러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앞을 그냥 지나친 내가 당당해지는 건 아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