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8일 월요일

[쪼가리뷰] Avatar, 어머니를 살해한 인류, 이번엔 에이와다

 

Avatar, 어머니 가이아를 살해한 인류, 이번엔 에이와다

 


검색해보니 CGV 홈페이지에 링크된 리뷰만 600편이 넘는다. 나올 얘긴 벌써 거진 다 나왔을 것 같다. 한 편의 리뷰로 엮을 의미는 더 이상 없을 듯해서, 늘 하던대로, 쪼가리뷰로 정리한다.

 


1. 가이아 가설


영화 <아바타>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먼저 '가이아 가설(지구유기체설)'에 대한 이해를 조금
쯤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 15년 전 쯤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이것을 접했을 때는 항상 '가설(hypothesis)'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는데, 언젠가부터인지 무려 '이론(theory)'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하기는 '이론'을 '검증된 가설'이라고 정의한다면, 이것도 이론은 이론이겠다. 반박될 수 없고 따라서 검증될 수도 없으니까. 말하자면 일종의 유신론이다.

 

판도라(열어서는 안될, 또 마지막 희망이 든 상자-라는 의미의) 행성은, 인류가 현재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 비해 고도로 진화한 신경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어머니 대지' 가이아에 비해 더 정교하지는 않을지언정, 그 신경망이 빤히 눈에 보이는 덕분에 관객에게 더 직접적으로 다가설 수 있다.

판도라의 '식물'들은 지구의 식물과는 겉보기만 같지 우리로 치면 오히려 동물에 가깝다. 광합성 하는 원생생물, 클로렐라의 파이널 버젼이랄까.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건 누가봐도 '피에타'다. '성모'와 상처입은 그녀의 아들.

 

 

제임스 카메론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아바타> 역시 강인한 모성을 희구한다. 네이티리는 제이크를 향해 "너(너희, 영어의 you가 단수와 복수를 동시에 의미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아기 같아. 소란을 피우고 해야할 바를 모르지."라면서도 결국 가르치고 보살피는 역할을 떠맡는다.

물론 "가득 찬 잔을 채우기란 어렵다." 하지만 우리에겐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지치지 않호기심이 있기도 하다. '용기'와 '호기심'은 <반지의 제왕>과 같은 환타지 세계관에서 흔히 인간종족의 미덕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2. 스머프 포르노?


어느 어줍잖은 블로거가 평하길, <아바타>는 "스머프 포르노"란다. 버섯 아래 사는 파란 녀석들의
섹스파티니까 나름 적절하긴 하다. 하지만 제대로 만든 포르노 작품을 보기나 했는지 궁금하다. 불필요한 이유로 금지된 다른 많은 것들과 같이, 포르노 또한 예술의 극한영역 가운데 하나다.

 

나비족의 '사타구니'는 영화 극초반에 단 한번 노출되는데, 외성기가 없다. 팔랑거리는 천조각 하나로조차 가릴 필요는 사실 없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관객들은 더 큰 이질감을 느꼈을 테지만. 이질감은 곧바로 영화수익의 감소로 이어졌을 테고.

 

나비족의 외성기는 인디언식으로 땋은 머리털(사실은 음모)로 가린 채 뒤로 길게 늘어뜨려져 있는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지구생물에게 익숙한 삽입식 성행위 대신, '플러그를 연결하듯이' 성합할 것이다. 바로 "샤헤일루(the bond)"다. 말과도 하고, 익룡과도 하고. 그러니 포르노가 맞긴 맞다.

 

 

 

3. <아바타>는 대마초 영화?


나비족의 외성기(?)와 대마의 암꽃

 

나만 그런 생각을 했나 싶어 외국 포럼을 뒤져보니, "Avatar was a pro-marihuana movie"라는 아티클도 있더라. 비약과 망상은 떨쟁이들의 전매특허 같은 것이긴 하지만, 영화도 그걸 몰랐던 것 같지는 않다.

 

"What the hell have you people been smoking out there?"
파커, 그레이스와 언쟁 중에.

 

해서, 제임스 카메론의 관련 발언을 조낸 검색해봤지만, 찾지 못했다. '가이아 가설'의 창시자 러브록도 마찬가지. 다만 관련 뉴스그룹에서 그의 이름이 엄청, 자주 언급된다는 사실 정도만 확인되었다.

 

그 와중에 발견한 흥미로운 사이트 하나


 

 

4. 악역은 없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쿼리치 대령은, 사실 존경할 만한 불굴의 용사다. 그의 '울타리 밖의 적'이 설사
저 '에일리언'이나 '프레데터'였다고 해도 그는 최후의 최후까지 맞서 싸웠을 것이다. 그는 통이 결여된 용기를 대표한다.

 

 

 

5. 판도라의 미래


<아바타>는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 한다. 다음 편을 예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주요 테마는 틀림없이 '인간의 역습'이 될 것이다. 인류는 눈 앞의 이익을 결코 포기해본 적이 없다. 문명화(civilize)를 거부하는 나비족이 어떻게 하면 더 강력한-어쩌면 전술핵무기까지도 동원할- 우리의 역습에 맞설 수 있을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후속편이 나오면 <매트릭스> 때와 마찬가지로 전편 다시 보기가 유행할 거라는 점이다.

 

 

 

...

일단 여까지. 내일 드디어 3D 관람이다.

댓글 2개:

  1. 3부작이라니!! 꺄아 ~



    잘 읽었습니다^^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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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흰돌고래 - 2010/01/20 23:56
    아 그리고 3부작은 3부작이라는데, 인간의 역습 따윈 없다네요. 아바타1은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인가 봅니다. 어쩌면 ani-matrix 같은 '동인'(?) 작품이 생산되는 건 기대해 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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