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http://blog.naver.com/hajin817?Redirect=Log&logNo=60097100997
http://www.cyworld.com/inbj220/3456761
냉소적인 태도를 훈장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재밌는 사실은, 냉소의 대상이 자신보다 강자인 경우 냉소는 찌질한 투정에 불과할 것이며, 약자인 경우는 인간실격의 한 증거가 될 수 있으리란 점이다. 따라서 적절한 냉소란 사실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대상에겐 분노를, 도저히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대상에겐 짜증이라는 형태로 우리의 불쾌감을 드러낸다고 봤을 때, 현대인은 분노는 점점 잃어가고 짜증만 늘고 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 마디로 우리는, 우리가 발견해버린 이 거대한 세계 앞에서 점점 더 큰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가 '정치'라는 것에 대해 취하는 태도와 대략 비슷하다.
나는 이러한 '짜증의 과잉'이 하나의 시대적 유행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작은 노력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편에 설 수 있는 거라고도 생각한다. 내가 가장 크게 섬기는 우상 중 한 명인 DJ는 이를 두고 "담벼락에 대고 소리라도 지르라" 했다.
물론 이런 정말로 사소하기 짝이 없는 분노는 전혀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는 편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네트워크의 힘을 상상할 수 있는 이라면, 북경에서 퍼덕인 나비의 날개가 뉴욕의 증시를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상상이 가능하다.
영화 <아바타>는 관객 모두에게 어떤 영웅적인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또다른 아바타 조종사 노엄처럼 군바리놈들에게 죽빵 한방 날릴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헬기조종사 트루디처럼 "이러려고 지원한 게 아냐" 할 수도 있을 터다. 그것도 아니라면 홈트리 붕괴 때 눈물이 그렁해진 이름 없는 오퍼레이터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우리가 이입해야 할 대상은 바로 그런 보통사람들이다. 자의식 과잉으로 반쯤 돌아버린 소위 '예술영화'의 또라이들이 아니라.
아바타의 줄거리가 바보 같다고?
그래, 난 바보를 좋아한다. 내가 평생을 두고 사랑할 어떤 이의 별명도 '바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바보가 어느 너절한 평론가보다 지능이 낮았을 거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If you are one of us... Help us"
얘들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단 마음이 들면 '바보'인 거야?
ㅜㅜ 아바타 줄거리 하나도 바보 같지 않아요. 저는 보면서 울었는데 ㅠㅠㅠㅠㅠ
답글삭제@흰돌고래 - 2010/01/22 18:06
답글삭제식자연하는 분들이 하도 씹어돌리기를 즐기시기에 발끈해서 쓴 글입니다. ㅎㅎ;
@Beholder - 2010/01/22 18:27
답글삭제저도 스토리가 식상하단 이야길 들었을때
'도대체 어디가?' 하며 울컥, 했었어요. '그러니까 너희가 그렇게 행동하지'하면서요. 저처럼 감명깊게 본 사람이 많길 바라기도 하고요 ..ㅎ
@흰돌고래 - 2010/01/22 18:06
답글삭제그러니까 너희가 그렇게 행동하지! ㅋㅋㅋ
이 글에 절대 공감합니다.
답글삭제그냥 한번 씹어보면 괜히 자신이 업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BLUEnLIVE - 2010/01/31 15:55
답글삭제그렇게 치졸한 이유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고수분들조차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바타의 스토리를 부정하는 건 지혜로운 선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비관주의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