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1일 목요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아우를 위하여'_2008.06.18

이문열이 또다시 설화를 자초한 모양이다. 여기에 덩달아 작가의 대표작중 하나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를 표절했다는 시비가 또다시 불거졌다.
 
나 역시-흔히 그랬듯이- '...영웅'을 먼저 읽고 나중에야 '아우...'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당연히 표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고 이 의혹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다만,

나름 장고 끝에, 유사한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주제의 결정적 차이가 있으므로 표절로 보긴 어렵다-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두었다. 왜냐하면,

이문열이 자신보다 한참 먼저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황석영을 염두에 두고 '...영웅'을 썼다면 오히려 패러디나 오마쥬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아우...'와 '...영웅'의 주제가 드러나는 종결 부분은 '민중 혹은 대중'에 대한 두 작가의 신뢰와 애정에 대한 결정적인 시각차를 보여준다. 이는 두 작품을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볼 수 있게끔 하는 중대한 차이이다.

작품을 해석하는 독자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 호오의 선택은 있을 수 있을지언정 이문열을 표절작가로 매도할 근거로는 다소 빈약한 것이다. 다만, '...영웅'과 함께 이문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람의 아들' 역시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오마쥬 혹은 한국판 리메이크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의든 타의든 한국문학의 한 시대를 대표하고 있는 이문열 스스로도 그다지 행복하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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