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1일 목요일

이문열의 '위대한 포퓰리즘' 발언에 부쳐_2008.06.12

그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포퓰리즘, 혹은 군중심리에 대해 대단히 경계하는 입장에 서 있으며, 이는 나 역시 공감하는 바이다.
많은 블로거들이 결국 "포퓰리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데에서 그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또 한가지 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쇠고기 파동'(?)에는 분명히 포퓰리즘 말고는 달리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분명 있다.
하지만 인류에게 역사란 것이 시작된 이래로 대중이 진정 이성과 합리만으로 판단하고 행동한 적이 있었던가. 푸코는 오히려 광기의 역사라고 했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이번 발언에서 이문열은 역시 여론의 질타를 염두에 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2MB의 '천민'자본주의는 그에게 있어 대중의 광기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역겨운 그 무엇이었을테니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라면 2MB의 대통령 당첨에서도 포퓰리즘의 준동을 읽기는 읽었을 것이다.

이문열에게는 미안하게도, 그가 아무래도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는 평가를 드릴 수밖에 없겠다. 그는 '선비'의 이상을 꿈꾼다. 모든 이상이 그러하듯이 실현만 가능하다면 그 역시 하나의 낙원의 약속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가 따라잡기 힘에 부쳐하는 "디지털"이라는 요소는 아무래도 문명의 미래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나갈 듯 싶다.

그저 나는, 그가 언젠가 말했듯이 그의 최고의 작품이 그의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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