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1일 목요일

팬더 이야기_2001.04.29

- 동물원에서 가장 비싼 동물은?

 

 실물의 팬더를 구경해본 사람이 있는가 모르겠다. 동물원 구경이라는 게 철들고 나면 그다지 흥미로운 유희로 취급되지 않는 까닭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몸값이 비싼 동물은 다름아닌 '팬더'이다.

 

 갑작스럽게 팬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제 본 케이블 TV프로그램에서 팬더가 나왔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케이블 TV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다)

암튼 거 놈 참 특이한 넘이더군. -_-;

 

 동물원에서 거의 항상 볼 수 있는 동물중에서 가장 비싼 것은 암컷의 롤랜드 고릴라라고 한다. 이 놈은 일단 몸값만 3억 5천만원 정도에 식성 또한 복잡하여 철마다 각종 과일을 공급해줘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내가 사고로 죽어도 보험금이 이쯤 나올지 의심스럽다 -_-;) 다음이 훈련 잘 된 돌고래로 이 녀석도 몸값만 1억 5천만원. 덩치가 커서 비싸 보이는 아시아 코끼리는 5천만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코끼리 역시 식비는 따로 계산된다.(주워들은 얘기로는 번식 잘하는 초식동물들 -아마 양, 소 류가 아닐까 싶다-은 경우에 따라 육식동물들의 먹이로도 쓴다는 것 같다. -_-)

 

 이것과 비교해서 팬더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일단 팬더는 '공식적으로'는 매매가 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만 서식하는 이 까다로운 동물은 중국 정부에 의해 강력하게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팬더를 보호할 만한 시설이 갖춰져 있는가-하는 엄격한 심사 후에서야 타국의 동물원에 팬더를 '임대'를 해주는데, 이 임대료만 연간 100만 달러란다.

물론 유지비는 임대한 동물원에서 해결할 문제고, 어마어마한 보험금도 걸려 있다 한다. 더욱이 임대한 팬더가 번식을 해서 새끼를 낳을 경우 그 새끼에 대한 권리는 중국 정부가 가진다.

 

 팬더는 모두 알다시피 대나무만 먹는다. 그것도 아무 대나무나 먹는게 아니라 중국 어느 지방에서만 자라는 특별한 종자의 것만 먹는다. 그런데 대나무는 사실 그다지 영양가가 높은 식물이 아니다. 거기다 팬더의 위장은 도무지 초식동물의 그것이 아니란다. 대개 초식동물의 장은 길고 섬유질을 소화 시키기 위한 기관이 발달한데 비해 팬더의 위장은 육식 동물인 곰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 중 14시간 이상을 먹는데 소비해야 한다고 한다.

 더욱 치명적인 부분은 팬더는 성욕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성숙한 암컷 팬더는 1년에 한 달 정도의 발정기가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기간이 수컷의 발정기와 서로 달라 하루나 이틀 정도 밖에 겹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팬더는 혼자 살기를 좋아해서 제 때 제 짝을 발견하는 일도 드물다고 한다. 또한 제대로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아도 암컷 팬더는 도무지 새끼를 기르는데 소질이 없어서 젖주는 일을 생략하기 일쑤고 때로는 실수로(?) 밟아버리기도 한다고...

 

 내가 팬더에 관한 그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팬더는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상 자연스럽게 도태되었어야 할 동물이구나...라는 점이었다. '자연'에서는 '본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처럼 묘사되는 동물의 왕국과는 사뭇 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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